주원재료 수급 등 친환경 활동, 지속가능경영 위해 필수
수출 주력 업황 속 해외 투자자 의사결정에 직접적 영향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식품업계도 ESG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는 주요 원재료의 절대적 비중이 농수산물 등 자연물인 만큼, 친환경 활동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기본 전제로 꼽힌다. 또한, 코로나 이후 확대된 건강 중시 트렌드도 기업들의 ESG 행보 강화를 촉진시켰다. 에코프랜들리 제품, 식물성 대체식품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비 트렌드들은 식품기업들의 ESG경영과 맥락을 함께 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기업들의 ESG경영은 매해 활성화되며 최근 들어 가시적 성과도 도출해내고 있다. CJ제일제당·대상·빙그레·매일유업·오리온·풀무원·삼양식품 등 다수 식품기업들은 올해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A(우수)등급을 받았다.
사회부문에서 대상, 풀무원, 삼양이 A+등급을 받았다. 대상그룹은 사회분야에서 2단계, 지배구조에서 1단계 오르며 종합등급 A로 발돋움했다. ESG평가 도입 초기부터 식품업계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왔던 풀무원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라면 3사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양식품은 환경부문에서 A, 사회에서 A+, 지배구조에서 A를 각각 기록하며 종합등급 A를 달성했다.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하며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에 집중하고, 투명 경영 강화를 통해 주주친화 행보를 본격화한 점 등이 고평가됐단 평이다.
농심도 지배구조에서 3단계 등급이 상승했다. 올해 배당금을 증액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공들인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종합 C란 다소 아쉬운 결과지를 받았던 오뚜기는 올해 평가에서 오뚜기는 모든 분야에서 등급이 상승하며 B+로 올랐다. 친환경 포장재 변경 등이 환경분야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 마무리도 한몫했다. 지난해 10월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해, 상장회사인 조흥을 제외한 모든 관계회사를 100% 자회사로 재편했다. 앞서 2017년부터 오뚜기에스에프, 상미식품, 풍림피앤피의 물적분할을 시작으로, 2018년 상미식품지주, 풍림피엔피지주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한 밑작업을 진행해왔다. 모든 계열사를 합병함으로써, 각종 리스크들을 털고, 핵심 원재료 안정적 조달‧공급망 효율화 및 국내외 사업 확대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 빙그레, 풀무원, CJ제일제당은 최근 ‘식품산업 공급망 ESG 공동사업 협의회’를 발족했다. 식품산업에 특화된 ESG 평가지표 표준화 및 공급망 ESG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ESG 경영에 생소한 중소협력사들이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저조한 성적에 그쳤던 기업들도 등급 개선에 성공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통합등급이 ‘B’로 한 단계 올랐다. 지난해엔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D등급을 획득하며 전체 등급이 C에 그쳤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 등 오너가 경영권 이슈가 저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부터 본격화된 ESG경영은 극 초반 도입기를 지나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과도기에 도달했다”며 “정체된 내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수출에 힘을 주는 기조 속,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ESG경영 경쟁력을 고취시키는 일은 필수적여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