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자금조달 어려워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금융당국이 저신용자들의 불법사금융 이동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대부업체에 자금 공급을 늘리는 ‘우수대부제도’를 내놨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상위 69개 대부업체의 8월 말 신규 대출은 950억원으로 작년 동기(3066억원)보다 69.01% 감소했다. 이 기간 대부업권 신규대출 이용자 수는 1만2957명으로 1년 전(2만4955명)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고금리에 자금 조달이 어려운 탓이다. 현재 대부업체 추산 조달금리는 지난해보다 3%포인트가량 늘어 연 8% 중반에서 9% 초반 사이로 알려진다. 대부업권 평균 대손율(8~10%)과 중개수수료 등을 더하면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 2021년에 도입한 우수 대부업자 제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우수 대부업자 제도는 대부업의 조달금리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대부업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수 대부업자 제도는 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에 내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부업체가 대출잔액과 저신용 대출 비중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은행권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현재 26개 대부업체가 우수대부업자로 지정됐다. 다만 시중은행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우수 대부업자가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자금 잔액은 145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0% 가량 줄었다. 우수 대부업자여도 규모가 작은 회사의 조달금리는 연 6~7%대로 여전히 높고 은행 대출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도 많다고 전해진다. 이에 금융당국은 우수 대부업자 제도 활성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달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단 간 회의에서 취약계층 지원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자금 공급이 급격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신속히 내놓을 것”이라며 “금융감독원과 함께 우수 대부업자 제도 활성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