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 엔화 예금 잔액 10조 육박
상태바
'역대급 엔저' 엔화 예금 잔액 10조 육박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3.11.14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 은행 잔액 9조6404억원, 열흘 만에 8737억원 늘어
4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9일 기준)은 1조1090억엔(한화 약 9조6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픽사베이
4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9일 기준)은 1조1090억엔(한화 약 9조6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원·엔 환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예금‧환전 등 엔화 투자가 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엔화예금 잔액(9일 기준)은 1조1090억엔(한화 약 9조6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1조엔을 넘긴 이후 열흘 만에 1005억엔(약 8737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4대 은행의 엔화예금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5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엔저현상이 정점을 찍으면서 지난달 1조엔을 돌파했고, 11월에도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엔화예금 잔액(5789억엔)과 비교하면 92% 증가했다. 이는 원‧엔 재정환율이 최저를 기록하는 등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엔화예금을 통해 환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6일 100엔당 867.38원을 기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엔저 현상을 바탕으로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엔화예금 상품의 경우 이자가 0%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엔저현상을 통한 환차익 수요가 크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엔화 환전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5대 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약 3138억엔(약 2조7327억원)으로 전년동기의 4배 수준이다. 은행이 고객에게 원화를 받고 엔화로 환전해준 규모가 지난해보다 4배나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와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인천‧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8개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을 다녀온 여객은 총 1600만1732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엔화 환전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황이어서 단기 고수익을 거두기에 적합한 자산은 아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는 “엔화는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이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약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향후 엔화 강세로의 점진적인 전환이 예상되므로 저점에서 분할 매수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