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주식 거래 증가에 증권사들이 3분기 깜짝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4분기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 9월 말 기준 총자산(연결기준)은 94조849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7562억원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048억원, 47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5%와 27.2% 줄었다.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34.7%와 45.9% 감소한 1617억원과 117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2018년 1분기 이후 매분기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지속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영업경쟁 격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라는 비우호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면서 “메리츠증권은 어려운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우량자산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0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2.92% 늘었다. 매출은 5조676억원으로 같은 기간 39.81%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1922억원으로 112.33% 불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이자가 늘었고 IB부문은 수수료 수익 등에 힘입어 2.3% 증가했으며 운용 부문은 흑자전환했다”며 “이외에 미국 IB법인, 홍콩법인, 베트남법인 등 글로벌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기준 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5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74% 증가했다. 3분기만 보면 순이익은 1510억원으로 22.32% 늘었다. 삼성증권은 IB 부문에서 구조화금융과 주식발행시장(ECM) 실적 호조를 이뤘으며 상품운용과 금융수지도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어려운 증시 상황에서 전분기 대비 고객 수는 감소했으나 7조9000억 원에 달하는 고객자산 순유입을 통해 리테일 전체 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한 2조5768억원, 당기순이익은 743.9% 늘어 1007억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5904억원, 누적 당기순이익은 4675억원이다.
KB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매출은 2조5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96%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113억원, 당기순이익은 3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02%, 18.24%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2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32%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이차전지와 테마주 열풍 등으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수료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3분기 순익은 29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4.28% 늘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수익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부동산PF, 채권 시장 불확실성 등에 따라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야한다고 조언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증권사들이 비시장성자산 재평가를 앞두고 있어, 해외부동산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으며 금리 변동성이 10월부터 상당히 높아져 트레이딩 수익도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며 “3분기 실적은 평가손실 반영한 몇몇 증권사를 제외하고 예상보다 양호한 이익을 시현했지만 앞서 말한 이유로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하고 관련 영향이 내년 1분기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