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SPC안전경영위원회’ 성과 강조할 것으로 관측돼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회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DL그룹과 SPC그룹에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두 회사가 같은 듯 다른 전략으로 청문회를 준비해 눈길을 끈다.
앞서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두 회장 모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하자, 환노위는 내달 1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과 SPC그룹의 산업재해 ‘사후 대응 시점’과 정밀한 대책 마련 여부에 산업계‧노동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DL그룹은 청문회 출석 전 산업재해 관련 유족들에 대한 사과와 안전 종합점검에 나서며 청문회에 대비하고 있다.
DL그룹은 지난 21일, 지난 8월 부산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고(故) 강보경(29)씨를 포함한 DL이앤씨 작업장 중대재해 사망자 8명의 유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지난 22일엔 이해욱 회장과 DL이앤씨‧DL건설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조간신문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유족에게 배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 본사에서 최근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협력회사 6곳의 경영진과 중대재해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간담회도 개최했다. 외부 전문기관 점검을 비롯해 재발방지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SPL사고와 지난 8월 샤니 성남공장 산업재해가 연달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허영인 회장은 직접 조문해 유족에게 사과하고, 회사 차원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샤니 사고 발생 이후 사고가 발생한 설비와 해당 라인을 모두 철거하고, 동일한 설비에 대해 방호장치를 강화하는 등 후속 안전 조치도 즉시 완료했다.
이번 청문회에서 SPC그룹은 지난해 SPL 안전사고 발생 이후 발표했던 ‘안전경영 1000억원 투자 계획’에 대한 이행 현황과 ‘자동화 라인 적극 도입 계획’ 등 산업재해 차단 대책 방안을 설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PC그룹은 오는 2025년 말까지 3년간 1000억원 안전 투자 계획 중 지난달까지 약 350억원을 투자해 안전설비 확충, 설비 자동화, 작업환경 개선, 노후장비 개선, 안전인력 강화 등을 이행했다. 안전투자 계획을 당초보다 최대한 단축시켜 이행하고 추가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안전경영위원회’가 신뢰성 제고의 키 카드로 작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SPC그룹은 지난해 말 안전 전문가‧교수‧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해 SPC안전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활동을 정기 점검하고 권고하고 있단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연동장치(인터록), 안전 난간, 안전망, 안전 덮개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위험요소를 제거해 관련 설비 확충과 프로세스 개선 조치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월 단위 테마 선정 노사합동 위험성 평가 실시, 안전개선 임직원 제안 캠페인 운영, 근로환경 TF‧기업문화 TF 발족 운영, 매월 ‘안전의 날’ 행사 실시 등도 SPC안전경영위원회의 제안으로 진행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청문회에 참석한 회장들이 책임 추궁과 질타를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진정성 있는 태도로 설득력 있는 대책을 잘 준비해 답변한다면 부정적인 여론을 전환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