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국내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2023년 9월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5.56%로 전분기 대비 0.15%포인트 하락했다.
총자본비율은 은행의 총자본(분자)을 위험가중자산(분모)으로 나눈 값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해당 비율이 줄었다는 것은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었다는 걸 의미한다.
9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2.99%, 14.26%였다. 역시 전분기 대비 각각 0.07%포인트, 0.10%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은행의 분기순이익 등으로 자본이 4조5000억원(1.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위험가중자산이 50조원(2.3%)이나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단순기본자본비율의 경우 9월말 기준 6.60%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기본자본 증가율(+1.5%)이 총위험노출액 증가율(+0.7%)을 상회한 영향이다.
국내 은행은 보통주자본 7.0%, 기본자본 8.5%, 총자본 10.5%의 규제비율을 지켜야 한다. 여기에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D-SIB)은 1%포인트의 규제비율이 추가된다. 단순기본자본 규제비율은 3.0%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모든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상회했다. 총자본 증가율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상회하거나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한 케이·수협·SC·BNK·농협·하나 등 6개 은행은 전분기말 대비 총자본비율이 상승했다.
반면 총자본이 소폭 감소하거나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이 큰 카카오·토스·신한·산업·DGB·수출입·KB·씨티·JB·기업·우리 등 11개 은행은 총자본비율이 하락했다.
은행 중에서 총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뱅크로 30.67%를 기록했으며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27.87%, 20.63%로 뒤를 이었다. 총자본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토스뱅크로 10.84%이며 BNK와 산업은행이 각각 13.54%, 13.75%로 뒤를 이었다. 다만 토스뱅크의 경우 올해까지 바젤Ⅰ 적용으로 완충자본과 단순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지주의 경우 총자본비율은 KB지주가 16.76%로 가장 높았으며 농협지주 16.13%, 우리지주 15.72%, 신한지주 15.60%, 하나지주 15.27% 등의 순이었다. 5대 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주는 JB지주 14.48%, DGB지주 13.80%, BNK지주 13.54% 등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중국 경기부진 등 대내외 경제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자본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