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절반 이상은 ‘계속근로’ 희망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중소제조업이 고령화 및 생산성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정년연장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1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의 생산 효율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공정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도입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해당 대책은 장기적인 계획과 실행 시간이 필요한 만큼,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정년연장이 현실적 대책으로 꼽힌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36.2%로 OECD 국가 중 1위다. 지난해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20%를 넘었다. 정년을 넘겨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도 다수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과 노후 준비’에 따르면, 지난 5월 진행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서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65~79세의 비율은 55.7%로 절반을 넘겼다.
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은 정년연장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 8월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과 법정정년을 65세로 통일하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관한 국회 국민 동의청원을 제출했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현행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서 명시한 정년 60세를 65세 이상으로 늘리되,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급개시연령과 일치하도록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은 63세로, 오는 2033년 65세로 연장될 계획이다. 해당 청원은 9월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기준인 5만명을 달성해 환노위에 계류 중이다.
여론도 정년 연장에 우호적이다. 한국노총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법정 정년연장에 62.8%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정년연장 방식에 대해서는 기업규모나 공공·민간 구분 없이 전면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48.8%로 가장 높았다.
한국노총은 “연금수급 연령과 정년의 불일치를 해결하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정년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회부된 청원을 심사해 정년연장 관련 법 개정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영계는 정년연장보다는 재고용 방식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7월 30인 이상 기업 1047곳을 대상으로 ‘고령자 계속 고용 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67.9%는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정년 이후 다시 고용하는 재고용 방식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