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 "입법부 대표가 진단 잘못 내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인구위기 관련 행사에서 "(요즘 청년들이) 아이를 안 낳고 고양이나 개에게 의존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인구위기 원인 자체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김 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위기극복 정책 토론회 및 선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진행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인구절벽"이라며 "저출산이 논의된 지 10년이 넘고 합계출산율이 무너진 지 6년째인데도 국민들이 이제는 달라지겠다 희망을 갖는 종합적인 대책이 이뤄지지 않는 게 안타깝다"며 발상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인구위기의 원인을 청년에게 전가하는 발언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청년들이) 내 자식을 적어도 상위 1% 이내의 교육을 시킬 수 없으면 애를 못 낳겠다고 한다"며 "그러니까 아이를 안 낳고 고양이나 개에게 의존하는 그런 풍조가 젊은이들에게 퍼진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현장에서는 당장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행사에 참석했던 한 청년은 "요즘 청년들이 그래서 아이를 안 낳는 게 아니다"라며 "입법부의 대표라는 분이 진단을 너무 잘못 내리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도 "정치권에서는 왜 이렇게 청년 탓을 하느냐"며 "이렇게 판단하니 우리나라 인구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2020년 말 기준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로 집계됐다. 반려인은 1262만명에 달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