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상임고문단 회의서 '한동훈 비대위'로 중지 모아
윤재옥 "오늘 의견 수렴 마무리할 것"
이번주 중 비대위원장 인선 발표할 듯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배 12척을 맡겨보자"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힘을 실었다. 의원총회와 현역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이어 당 원로들까지 적극 찬성하면서 사실상 '한동훈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의견 수렴을 순차적으로 해왔는데 오늘 사실상 의견 수렴 과정을 마무리하고 여러 가지 고민과 숙고를 통해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직능 조직들을 통해 (당원들 의견은) 간접적으로 수렴을 할 것"이라며 "당원들 생각을 시·도당 등을 통해 점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윤 권한대행은 이르면 이번주 중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권한대행은 "그동안 일관되게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날 내년도 예산안이 여야 합의를 거쳐 21일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만큼 이르면 22일, 늦어도 주말쯤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이날 당 상임고문단 회의까지 차례로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해 왔다. 모두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상임고문들은 전반적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 수직적 당정 관계 우려, 조기 등판의 역효과 등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결국은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쪽으로 힘을 실었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며 "정치 경험이 없다는 문제에 대해선 요즘 시기에 경험이 큰 리더십이 아니지 않나. 능력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남의 경험을 자기 경험으로 살릴 수 있는 사람이고, 책에서 얻은 경험을 자기 조언으로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수직적 당정 관계 문제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아주 신뢰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다. 민심을 잘 전달하고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염려하는 것만큼 당정이 수직 관계로 가진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사실상 한 장관 외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유 상임고문은 한 장관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에 등판했을 때 배 12척이 남았지만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지금 배 12척이 남아 있는 상황과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거가 몇 달 남지 않는 이 시기에 배 12척을 한 장관에게 맡겨보자는 식의 중지가 대개 모아졌다"며 "다른 고문들도 걱정을 하면서도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준상 상임고문 역시 "한 장관이 조기 등판으로 상처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공천관리위원장이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면서도 "신중해달라는 얘기지 반대는 아니다. 언론을 보면 다 결정이 되다시피 됐는데 우리가 뒤엎기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