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사활건 정부·여당, 특검 수용 등 파격 행보 필요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기 초를 제외하고는 지지율이 줄곧 30%대 중반의 '박스권'에 머물며 총선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총선 패배는 곧 정권의 조기 레임덕을 가져올 수 있어 정부·여당의 총력전이 예상되는데, 전문가들은 극적인 반전 요인 없이는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 이번 총선은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될 공산이 큰데, 5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대통령 지지율로는 여당의 총선 승리를 바라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소위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데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개월 만인 2022년 7월 1주차에 지지율 40%가 붕괴하며 정권 초기부터 위기를 맞았다. 이후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지지율을 넘나들다 현재 30%대 중반에서 박스권을 형성 중이다.
임기 초반에는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적 이벤트를 통해 지지율이 중폭 이상 상승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이러한 기미도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권에서는 다소 독선적으로 보일 수 있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이념 정치 등을 강조한 메시지가 국민에게 피로감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총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여권 전체에 퍼져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곳만 승리'한다는 자체 보고서가 공개되며 당내 동요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을 헌납한 21대 총선보다 더욱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정부도 총선 승리가 간절하긴 마찬가지다. 이번 총선도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할 경우, 윤 대통령 임기 끝까지 정부와 국회의 대치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임기를 절반 이상을 남기고 사실상 국정 동력이 상실될 수 있는데, 총선 패배는 곧 '레임덕'이라는 분석이 여기에 기인한다.
이에 정부·여당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으로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는 한편, 수도권 메가시티 등 파격적인 정책을 띄우며 지지율 반등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큰 효과는 없는 모습이다. 한 여당 인사는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한 40%대 중반은 나와야 정부와 당이 합심해서 총선을 치를 수 있는데,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정 기조로는 정부·여당이 원하는 수준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더욱 과감한 행보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에 "최근 개각을 통해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며 "이전과 비슷한 형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면 지지율 반등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감하게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 협치하는 모습을 보인다든지, '탈윤(탈윤석열계)' 여당 지도부 구성을 통해 당정 관계를 개선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필요하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면, 윤 대통령이 따라주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