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낙연 신당 총선판 흔들 변수
'중도층 민심' 선점이 총선 승리 핵심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이번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 3년차에 치러지는 중간 평가 성격을 띠는 만큼 여당인 국민의힘 패배는 곧바로 윤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여야 비주류 세력이 뭉친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각각 존재감을 드러내며 국회 권력 구도가 재편될 경우 윤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결국 중도층 민심을 어느 쪽이 먼저 흡수하느냐에 따라 총선 결과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번 총선에서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사활을 건 한판 대결에 돌입한다. 총선 결과에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명운도 걸렸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총선 3개월여 앞두고 맞딱뜨린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한동훈 카드로 수습하며 전열 정비에 나섰다. 30%대 초중반 박스권에 갇힌 윤 대통령 지지율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소구력이 있다는 판단으로, 국면을 전환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필요한데, 결국 밖에서 알을 깨는 역할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윤 대통령을 옭아매고 있는 30%대 지지율이라는 딱딱한 껍질이 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복심'인 한 비대위원장이 줄곧 여당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온 '수직적 당정 관계'를 해소하지 못하면 낮은 지지율의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두는 '여당 내 야당' 전략 수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관측이다.
만약 총선에서 여당이 패할 경우 윤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을 현실로 마주할 수 밖에 없다. 또 보수 진영 차기 대권 지지율 1위인 한 비대위원장도 정치 입문 과정에서부터 '총선 패전지장'이라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 승리를 통해 전국 단위 선거 2연패 고리를 끊고, 차기 대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중앙·지방 권력을 여당에 내준 상황에서 국회 권력까지 넘어갈 경우 회생은 더욱 요원해진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선거를 이끈 이 대표의 2027년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그만큼 당과 이 대표 개인에게도 이번 총선은 절박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준석·이낙연 신당의 출현은 총선 구도를 흔들 최대 변수로도 꼽힌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거대 양당의 1대 1 대결 국면이 순식간에 다자 구도로 변할 수 있다. 특히 거대 양당의 오랜 정쟁에 피로감을 느낀 중도·무당층을 이들 세력이 어느 정도 흡수하느냐에 따라 결국 총선 결과의 향배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두 신당의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3지대의 성공 요건인 대권 주자급 인사와 안정적인 지지 텃밭이 될 지역 기반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총선 당시 38석을 얻으며 '녹생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의 성공은 유력 대권 주자였던 안철수라는 인물과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이낙연 신당 창당 자체가 이 대표에게 민주당 주도권을 얻기 위한 협상용에 불과하고 호남 지지, 의원 결합, 대선 후보 보유 등 신당 성공 조건을 하나도 갖추지 않았다"며 "반면 이준석 신당은 지역 지지 기반 대신 2030 세대별 지지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