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한국은행이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 나간 기업대출 중 절반이 건설업·부동산업으로 쏠려 금융기관 건전성이 부동산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비은행 기업대출 규모는 지난 2019년 말 151조원에서 올해 3분기 말 323조9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비은행 기업대출 중 건설업·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47.4%로, 은행(24.0%)의 두 배 수준이었다.
한은은 “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 확대는 기업의 생산적 활동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금융중개 기능”이라면서도 “부동산업 등 특정 업종으로 대출이 쏠리는 것은 자금의 한계생산성을 낮추고, 예금취급기관의 건전성이 부동산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경우 비은행의 취약부문 부실 자산관리 부담이 증대될 수 있다”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대출금리 수준 간 정(+)의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데다 기업 대출의 경우 금리 상승기 이전 대출 규모가 늘어난 부동산 관련 업종 연체율의 상승 폭이 최근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은행 기업대출 중 건설업 연체율은 지난 2020년 3.65%에서 올해 3분기 말 6.90%까지 뛰었다. 부동산업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2.28%에서 5.73%로 높아졌다.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들은 지난 2020년 이후 부동산담보대출도 늘리면서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도 확대했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잔액은 지난 9월 기준 298조원으로 2017년 말보다 70.6% 늘었는데, 비은행의 경우 상호금융의 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104조원에서 223조원으로 114.1%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졌다.
비은행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4.4%로 은행(0.2%)보다 훨씬 높았다.
한은은 “단기간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비은행의 고 LTV(70% 초과) 대출 규모가 과거보다 증가했고 지난해 이후 임대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부실 위험은 과거보다 커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