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일터 연계 vs 결혼·출산 지원금 확대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가 18일 저출생 문제 해결책을 각각 제시했다.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추락하면서 '출산율 반등'이 국가과제로 부상했는데, 여야가 이에 대한 해법을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기업·직장과 연계한 정책을, 더불어민주당은 다자녀 출산 시 확실한 재정 혜택을 주는 정책을 중점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역삼동 휴레이포지티브를 찾아 저출생 문제 해결책을 제안했다. 특히 기업체와 연계한 정책을 통해 부부들이 자녀가 있는 가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내놨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에 따르면 '출산'을 사회적 가치로 인지시키기 위해 출산 휴가를 '아이 맞이 엄마휴가'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아이 맞이 아빠휴가'로 개정한다. 또 현재 10일인 '아빠 휴가'를 1개월 유급으로 확대해 의무화하기로 했다. 엄마·아빠휴가 및 유아휴직을 신청만으로 자동 개시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인상하는 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들로 중소기업의 노동력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대체인력으로 채용된 근로자에게 '채움인재 인센티브' 지급 △육아휴직 동료의 업무를 대행하는 직원에게 '육아 동료수당' 지급 △중소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을 현행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2배 인상하는 정책 등도 제안했다.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해당 기업에 다니는 청년 근로자에 저축과 대출 금리를 우대해 주는 공약도 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은 인구부(부총리급)를 신설해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저출생 정책을 총괄하고 안정적인 저출생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저출생대응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는 잘 아시다시피 국가 소멸 우려까지 언급되는 미래의 문제이지만, 청년과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삶에 대한 현재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저출생 문제는 부부간의 육아 부담의 격차,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도 관련되어 있다"며 "이런 격차 해소는 저출산 문제 해결과 동행 사회 실현의 첫걸음이라고 저희는 생각했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같은 날 국회에서 저출생 종합대책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 저출생 해결 정책의 핵심은 자녀를 둘 이상 낳은 가정에게 확실한 재정적 혜택을 주는 것이다.
민주당은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억원을 10년 만기로 대출해주되,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결혼·출산지원금'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신혼부부가 첫째 자녀를 낳으면 1억원 대출이 무이자로 전환된다. 둘째를 낳으면 무이자에 더해 원금의 절반인 5000만원 감면 혜택을 주고, 셋째를 낳으면 원금 1억원이 전액 탕감된다.
또 민주당은 아이 1명당 아동수당과 펀드 형태로 총 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만 8세부터 17세까지의 자녀에게는 1인당 매월 2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우리아이 키움카드'를 지급한다. 아울러 자녀 출생시부터 고교 졸업시(18세)까지 정부가 매월 10만원을 펀드계좌에 입금해주는 '우리아이 자립펀드'도 도입한다.
부모도 매달 10만원씩 펀드에 입금할 수 있고 증여세는 면제된다. 펀드원금과 수익은 전액 비과세·대상이고, 자녀가 성인이 되면 학자금·주택자금·창업자금·결혼자금 용도로 인출할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아이를 왜 낳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아마 불평등 문제일 것"이라며 "특히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신혼부부의 기초자산 형성을 국가가 직접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국가의 출산, 돌봄 책임을 더욱 강화하고, 특히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는 주거 문제에 대해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 노동환경을 개선해서 일, 가정 양립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자녀가 2명인 가구에는 24평(79㎡), 3명인 가구에는 33평(85㎡)의 분양전환 공공임대 주택을 제공하며 △현재 중위소득 150% 이하만 신청이 가능한 아이돌봄 서비스의 소득 재산 기준을 폐지하고 △중소기업 재직자에게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육아휴직급여에 각 월 50만원씩을 추가 지원하는 등의 공약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러한 총선 공약 추진에 연간 28조원이 든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