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키 리졸브 및 독수리연습 일정이 10일 공식 발표됨에 따라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북한이 처한 대내외적 상황을 볼 때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시 일방 취소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최근 미국 특사 초청을 돌연 취소한 것을 보면 체제 불가측성이 한층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키 리졸브 일정 확정과 관련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우려 상황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압박 카드로 활용, 한미 훈련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다. 이달 20∼25일 금강산에서 열릴 이산가족 상봉행사 일정 엿새 가운데 24∼25일 이틀이 훈련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상봉 행사 개최에 합의한 직후인 지난 6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내고 우리측에 훈련 중단을 요구했고, 군사훈련과 직접 연결은 되지 않았지만 소위 ‘최고 존엄’에 대한 비방 중상을 계속할 경우 상봉 합의 이행을 재고할 수 있다는 위협도 했다.
반면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한미군사훈련 중 하나를 무산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기보다 한미훈련의 ‘부당성’을 대외에 선전하는 것이 더 큰 목적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어서 실제 어떤 액션을 할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가을 한 차례 이산가족 상봉을 무산시킨 북한이 이번에도 같은 길을 걷기에는 부담이 크고 장성택 처형으로 대외 이미지가 악화한 북한이 대외 환경 개선에 성과를 얻으려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한 남북관계의 일정한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미 ‘예고된 악재’라 할 수 있는 한미 연합 훈련보다 더 큰 변수는 날씨다. 금강산 일대에는 10일 오전 3시까지 최대 138㎝의 폭설이 내린 상황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날씨 사정’을 명분 삼아 이산 상봉 연기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합의된 이산 상봉 행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추진 입장에 당연히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향후 북한이 보일 입장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훈련 전면 취소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지 않아도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활용,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강도를 낮추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최근 들어 더욱 종잡을 수 없어진 북한 내의 의사 결정이 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과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케네스 배 석방을 위해 초청한 미국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지난 8월에 이어 다시 전격 철회한 것에 대해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가측성이 상당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