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역정 소회 밝혀…"측근 관리 못해 실망 드려"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재임 중 사소한 실수는 있었을지라도 의도적으로 제게 부끄러운 일이라든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열었다. 평소 '트레이드 마크'로 꼽히던 올림머리를 하고 검은색 재킷에 흰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약 1시간 30분 동안 회고록에 대한 소개를 비롯해 대통령 재임 기간 업적,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 등 정치역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저자와의 대화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다. 그는 4년 9개월 간의 수감 생활에 대해 "재임 중 사소한 실수는 있었을지라도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했다"면서도 "다만 가까이 있던 사람들을 관리하지 못해서 국민께 실망을 드렸던 것, 이것은 저를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너무 가까이 있던 사람'은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인물이었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은 영상 인사말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국민의 지지와 성원에 큰 힘을 얻었지만, 회고록을 통해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국민이 없었다면 저의 회고록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 아쉬운 일에 대해선 아쉬운 대로, 잘한 결정은 또 그대로 써서 미래 세대에 교훈이 될 수 있으면 해서 집필을 결심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역사는 반복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고 한다. 돌아보면 아쉬운 시간도 많았고, 후회스런 일도 있었지만 회고록이 미래로 가는 작은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해 행복했다"며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정치 일선은 물러났지만, 국민을 위해 앞으로 힘닿는 대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정치 일선을 떠났고, 정치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재임 중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은 있고 누군가가 이제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제가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제가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서 보답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엔 2012년 18대 대선이 치러진 이후 대통령 재임 기간과 탄핵 국면, 수감 생활을 마친 뒤 2022년 3월 대구 달성군 사저 입성 전까지 약 10년 간의 여정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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