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 및 미분양 등 겹악재로 존폐위기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고질적 미분양에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와 중대재해처벌법 확대까지 겹치면서 자본 완충력이 열악한 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 위기가 커지고 있다.
7일 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하도급 공사를 수행하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긴급 피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응답한 104개 현장 중 92개 현장에서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영향을 받는 협력업체는 581개이며 이들의 하도급 계약은 1096건이었다. 또 태영건설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현장은 14개로 집계됐다. 분양 시장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5만7925가구)보다 7.9%(4564가구) 증가했다. 월간 기준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실제로 청약홈 집계 결과 충남 ‘홍성2차 승원팰리체 시그니처’는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에서 292가구 중 청약자 0명을 기록했다. 2순위에도 2명에 그쳤다. 앞서 1월 9일 분양된 충북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아파트’는 209가구 중 청약자는 2명뿐이었다. 경북 울진군 후포면에 공급된 ‘후포 라온하이츠’ 역시 지난 8~9일 60가구 모집에 1순위와 2순위 모두 청약자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50인 미만(5~49인)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적용을 받게 됐다.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의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약 83만7000개에 이르는 중소사업장의 사업주들과 경영책임자들은 수주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대재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부도 내지 사업장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방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최근 발표된 1.10대책에도 큰 수요상승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주택사업을 주로 진행하는 중소 건설사는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부족해 미분양과 PF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당국의 옥석가리기가 총선 이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며 “갈수록 충분한 자본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행하고 있는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간 격차는 벌어질 것이고, 이미 중소건설사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 “고금리 기조로 PF 이자 부담이 커지고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연 단위로 자재를 확보하는 대형사와는 상황이 달라 공사비를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외사업의 경우 중소건설사들에겐 부담”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