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물가, 전년 대비 6% 상승…소비자물가 상승폭 두 배 수준
과실 기여도, 13년만 최대…국제유가 불안정, 3% 물가상승률 전망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설 명절이 지나고, 물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 성수기가 지났음에도, 기상악화에 따른 주요 산지의 작황난, 하우스 난방비 부담 확대 등 장바구니 물가 상방 요인이 여전한 탓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지만, 상반기 다시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예년 대비 상향평준화된 과일값과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올 상반기 물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과일은 최근 물가 상승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에서 ‘과실’의 기여도는 0.4%포인트다. 2011년 1월(0.4%p) 이후, 13년 만의 최대치다. 통상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더라도 0.1~0.2%p에 그치는 과실류 기여도는 지난해 9~10월 0.4%p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설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56.8%) 배(41.2%) 감(39.7%) 등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고, 겨울 과일로 꼽히는 귤(39.8%) 등 가격도 상승폭이 컸다.
과일 외 우유·치즈·계란(4.9%), 채소·해조(8.1%), 과자·빙과류·당류(5.8%) 등도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생활밀접품목인 식음료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자,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다. 실제로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지속 높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제유가 상승, 겨울철 이상 기후 심화 등 물가 불확실성은 지속 커지고 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93달러에서 점차 하락해 12월 77.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82달러를 넘어섰다.
음식을 만들고, 운송하는 등 소비재 생산 및 유통 전반에 사용되는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물가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 기재부는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돼, 상반기까지 3% 안팎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매채널은 MD를 통해 주요 식음료를 선제적으로 대량 수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청과의 가격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음이 확인된다”며 “원가부담이 덜한 때 3~6개월치 재고를 미리 비축할 수 있는 여타 소비재와 달리, 신선식품은 신선도 등의 문제로 제철 상시 수급이 이뤄져,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