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용잔액, 올초 대비 2782억원 증가
자동차·금융주로 투자 몰려...평균 13% 상승
자동차·금융주로 투자 몰려...평균 13% 상승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저평가된 주식 반등 기대감에 실탄을 장전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8153억원으로 올해 초(17조5371억원)보다 2782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가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종목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빚투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가 기업 청산가치보다 낮게 거래된다는 의미로 PBR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뜻한다. 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6720억원으로 올초(9조200억원) 대비 6520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37억원 가량 줄었다. 빚투 자금이 저평가된 종목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에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금융주로 투자가 더욱 쏠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익 흐름이 양호하고 자사주 소각 여력이 충분한 자동차, 은행 등을 중심으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증권가는 평가하고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대한 기대로 저PBR주 강세가 지속되면서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보험·은행·증권·자동차 업종의 평균 주가 상승률(13%)이 코스피(-1.7%)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예탁금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8일 투자자 예탁금은 50조8402억원으로 지난달 24일(49조7804억원)보다 1조598억원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통상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린다. 이같은 투자 자금 이동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저PBR 업종 상승이 단기 테마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일부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과 함께 저PBR 업종의 상승이 재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도 업종은 지난주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저PBR 업종이었다”며 “이를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꾸준한 관심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마련한 정책이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