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은 최근 발표 2주년을 맞은 미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지역에 안정이 아니라 정세 불안정과 전쟁 위기를 몰아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명분으로 한반도 인근에서의 군사 행보를 늘린 것으로 판단,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리지원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연구사 명의의 글을 통해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수행을 위해 추종세력들과의 군사적 공모·결탁 강화로 지역 나라들을 압박하는 데 주되는 힘을 넣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연구사는 △한미일 3국의 군사 공조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력 제공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을지 프리덤 실드·퍼시픽 드래곤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훈련 △남중국해·동중국해·대만해협에서의 미 군함 및 전투기 전개 등을 언급하며 "지역 나라들 사이의 분쟁을 조장하고 군사적 충돌 위험성이 전례없이 고조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전략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지정학적 대결 각본"이라며 "미국은 일본, 대한민국 족속들과의 3각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확장억제력 제공'을 운운하면서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전략자산들을 수시로 출몰시켰다"고 지적했다.
리 연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리 연구사는 "미일한의 아시아판 나토 창설 시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뻗쳐오는 나토의 검은 마수로 하여 지역에는 신냉전 시대가 각일각 도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무모한 군사적 대결 광기로 말미암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세계 최대의 핵 화약고인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핵전쟁 발발은 이미 가능성 논의 대상이 아닌 시점상의 문제로 되었으며 지역 나라들은 직면한 안보 상황으로부터 자위적 국방력 강화라는 필수 불가결의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리 연구사는 중국을 배제하고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등 핵심 산업군을 재편하려는 미국의 움직임도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특정국가를 지역경제 체제에서 배제, 고립시키려는 흉심을 노골화하고 안보개념을 경제 분야에로 확대한 것으로 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발전과 성장은 심각한 제약과 장애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2월 대(對)중국 견제 성격을 띠는 인도·태평양 전략 지침서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자유롭고 개방되었으며 번영하고 안정적인 지역건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