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사건, 재심 무죄…노변, 33년 만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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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사건, 재심 무죄…노변, 33년 만의 승리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4.02.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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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모티브…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
“상당기간 불법구금, ‘자백 임의성’ 의심스러워”
▲ 부산지역 사상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사건은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로, '변호인'은 13일까지 누적관객수 1134만명을 기록, 한국 영화 역대 흥행순위 4위인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명)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관측되고 있다.
[매일일보]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인 이른바 ‘부림사건’의 재심 청구인 5명에게 33년 만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부산지법 형사항소2부(한영표 부장판사)는 13일 부림사건의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고호석(58), 최준영(60), 설동일(57), 이진걸(55), 노재열(56)씨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검찰수사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을 했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상당기간 불법구금된 사실이 인정돼 그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사유가 있다”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다. 부림사건으로 구속된 사람 중 국가보안법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기 때문에 피고인들의 학생운동이나 현실비판적인 학습행위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전후한 일련의 범행은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들에게 적용된 계엄법 위반도 무죄로 판결했다.
 
▲ 부산지법이 13일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인 이른바 ‘부림사건’의 재심 청구인 5명에게 무죄 판결했다. 부림사건 재심 청구자들인 (왼쪽부터) 설동일, 노재열, 이진걸, 최준영, 고호석씨 등 5명이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집시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의에 대해서도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법률 규정이 폐지됐고 범죄 후 법률의 개폐에 의해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해 면소 판결했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국가보안법, 계엄법,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당시 19명이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1∼7년 형을 선고 받았으나 이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았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사건 변론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면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됐다.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은 이들 5명은 2012년 8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해 당시 재판부가 “피고인들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조사받으면서 불법구금된 사실이 증명돼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상 재심 사유가 있는 지 여부에 관해 살펴볼 이유가 있다”며 재심을 결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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