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범야권이 압승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와 21대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1당 확보 기준으로 3연승을 이어갔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법 리크스를 거론하며 이른바 ‘이조(李·曺) 심판론’을 화두로 던졌지만, 야권이 내세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앞으로 정치지변의 대격변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마트업계도 대대적인 변화를 맞을지 관전포인트다. 고물가 장기화로 위축된 소비심리 여파로 주요 대형마트는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력감축, 사업축소 등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긴 불황 터널을 완벽하게 빠져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파악한 결과, 전망치는 1분기(79)보다 높은 85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전망치는 96으로 1분기(85) 대비 대폭 증가했다. 유통업 경기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중국 플랫폼이라는 새 변수가 생겼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초저가 정책을 쏟아내는 중국 플랫폼의 출현은 대형마트를 비롯한 국내 유통업체 고민을 더욱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실제 응답 업체 10곳 가운데 7곳(69.4%)은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국내 진출 확대가 국내 유통시장이나 유통업체에 위협 요인은 작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 업체의 74.4%는 C커머스의 영향력 확대가 국내 유통시장간 경쟁을 가열시킬 것으로 바라봤다.
불확실성이 겹겹이 쌓인 상황 속 오는 22대 국회에서 주요 유통 법안인 유통산업발전법(유발법)을 다시 다룰지 시선이 쏠린다. 유발법은 월 2회 휴무 의무화, 야간·새벽시간 영업 금지 등을 주요 골자로 대형마트의 지방 상권 잠식을 우려해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법안 취지와 달리 주변 상권의 낙수효과는 미비할 뿐더러 소비자 쇼핑 편의성까지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법 개정은 10년 넘게 게걸음을 하고 있다. 이제는 마트와 골목상권의 경쟁 구도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대형마트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발법 개정이 되풀이되는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건설적인 타협과 대화를 통해 논란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