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도 힘든데 저축이 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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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도 힘든데 저축이 웬 말”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4.03.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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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는 늘고 저축 증가율은 최저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불경기와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가계의 은행 저축성 예금 증가율이 6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가 은행에 돈을 맡긴 총예금은 501조7019억원으로 1년전보다 6.6%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저축성예금(459조7435억원)은 5.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계의 요구불예금 증가율은 지난 2001년(21.3%) 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았지만 정기예금·적금 등 저축성예금 증가율은 6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요구불예금은 저축성예금과 달리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바로 지급하는 예금으로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이 해당된다. 이자율이 아주 낮아 목돈 마련 기능은 없지만 인출이 자유롭다.이는 기본적으로 가계의 여윳돈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상승했다.특히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라 1월(6.0%)과 같은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고 전세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1%를 기록해 1월 상승률(2.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교통비의 경우 지난해 택시요금(8.9%)과 시외버스·고속버스 요금도 이미 각각 4.9%, 3.6% 인상된 바 있다.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 따르면 서울은 조사대상 131개 도시 중 17번째로 물가가 높은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준도시인 뉴욕보다 물가가 8% 더 높은 셈이다.
반면, 가계부채는 지난해말 이미 1000조원을 돌파했다.한은에 따르면 가계 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인 가계신용은 지난해말 현재 1021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5393억원(6.0%) 증가했다.특히 지난해 4분기 증가액은 28조원으로 2001년 4분기의 24조8906억 원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저물가 지속으로 일각에서는 디플레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서민생활은 여전히 여윳돈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지난해 시중통화량(M2.평잔)도 기업 보유분은 2012년보다 13.3% 늘었지만 가계 및 비영리단체 보유분은 5.7% 증가에 그쳤다.M2는 언제든 융통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으로, 현금·결제성예금(M1)을 비롯해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및 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증권, 금전신탁 등을 포함한다.여기에 저금리 탓에 매력이 떨어진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에 돈을 넣지 않고 대기성 성격으로 남은 자금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가계뿐 아니라 기업 예금(310조7559억원)이나 기타 부문의 예금(197조2276조원)까지 합친 은행 총예금(1009조6854억원)도 2.0%(19조4123억원) 늘었지만 요구불 예금은 10.4%(10조4734억원) 증가했다.이에 따라 저축성예금에서 사실상 목돈 마련기능은 없는 수시입출식 예금을 뺀 순수 저축성 예금은 아예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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