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은행도 환차손·BIS자본비율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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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은행도 환차손·BIS자본비율 악화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4.24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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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1분기 환차손 반영...실적에 직격탄
고환율 추세 길어지면 BIS 자본비율도 하락
강달러 추세에 기업들이 외화대출 상환에 나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킹달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환차손과 외화 부채가 불어 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은행권의 외화 부채가 불어 나고 있다. 환율이 올라가면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외화 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며 자본 건정성을 위협한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1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을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59원 가량 상승함에 따라 일부 은행들이 환차손을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하나금융이 628억~700억원, 기업은행이 420억~470억원 가량을 외화 환산차손으로 인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속칭 ‘킹달러’ 추세가 장기화 하면서 환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종가와 비교하면 연초 3개월여간 7.3% 상승했다. 지난 16일에는 약 17개월 만에 장 중 140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세 차례뿐으로 이번이 네 번째다.

이란의 이스라엘 분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이 본격화하면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안전자산인 달러 상방 압력은 더 거세진다. 다만 현재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환율은  1370~1380원대에서 움직이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 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특히 우리처럼 석유 소비가 많은 나라는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불확실하다”며 “확전이 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더 올라가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제 생각으로는 환율도 다시 안정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은행들의 건전성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화 대출, 통화 파생 상품 등을 원화로 환산할 때 높아진 환율이 적용되면 평가 금액 역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한다. BIS 자기자본비율이란 BIS 기준을 적용,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금융회사에 “외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외화자산·부채에 대한 포지션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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