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22곳 보험약관대출, 전년대비 4.9% 증가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생명보험사 고객이 보험계약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약관대출이 불경기 여파로 한 해 만에 3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는 6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생보사 22곳의 보험약관대출은 61조1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2조8283억원) 늘어났다. 전월 대비 소폭 줄어든 수준이나 약관대출 수요가 폭증했던 작년이나 코로나19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생보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보험약관대출 보유량이 18조7392억원으로 생보사 중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한화생명(9조8082억원) △교보생명(8조1485억원) △신한라이프(6조3137억원) △NH농협생명(4조1628억원) △KB라이프생명(2조70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보험약관대출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에 대해 보험사로부터 해약환급금의 최대 95%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한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다 보니 ‘불황형 대출’이나 ‘생계형 대출’로 분류된다. 담보가 확실해 별도 대출 심사 절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에 적용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신용도 관계없이 당일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경우 접근성이 높다. 다만 보험약관대출은 보험료와 이자를 이중으로 내야한다는 점에서 가입자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보험료나 이자가 미납될 때 연체된 금액이 해지환급금의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보험계약의 해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때 받는 환급금은 지금까지 낸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 있다. 이 같은 보험약관대출 증가의 원인으로는 불경기가 꼽힌다. 보험약관대출 잔액이 큰 폭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 사정이 안 좋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처럼 보험약관대출 증가의 원인으로는 불경기가 꼽힌다. 다른 금융권에서 대출 받을 수 없는 서민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보험약관대출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2개 생명보험사에서 지난 1~2월 두 달 동안 고객이 해약하거나 효력이 상실된 보험은 총 114만7369건으로 집계된다. 이 역시 전년동기 112만 4224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효력상실은 보험료가 몇 달씩 미납돼 계약이 깨지는 비자발적인 보험 해지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보험약관대출이 ‘불황형 대출’로 분류되는 만큼 경기 불황이 지속될수록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는 소비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