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려도 소비 회복 기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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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내려도 소비 회복 기대 금물”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5.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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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금리 하락기 소비 증가보다 상승기 소비 감소 훨씬 커”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다시 5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금리 1%포인트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2.1%)가 1%포인트 하락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0.1%)보다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금리 하락기 소비 회복 정도보다 금리 상승기 소비 감소 정도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금리 장기화로 원리금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차주 소비 여력이 더 크게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DSR은 전체 소득에서 총 대출의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보고서를 보면 2021~2022년 중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금리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부채를 보유한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차주의 56.7%가 DSR 상승으로 소득 대비 부채상환 여력이 악화했다. DSR 수준이 20% 이상인 차주는 46.1%였으며 DSR이 상승한 차주는 58.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DSR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차주의 소비지출은 평균 0.23%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작년 중 DSR이 올라간 차주의 소비여력이 상당히 제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주 모두 변동금리 부채를 보유하고, 소득 및 부채가 불변이라는 전제 하에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차주의 DSR은 평균 1.9%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 DSR 차주일수록 대출금리 상승은 소비 감소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 범위가 10% 미만인 차주의 경우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소비는 0.11% 감소했지만 50% 이상 60% 미만 구간에 있는 차주의 경우 0.79%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 이상 50% 미만의 차주는 0.80% 소비가 줄었다. 또 금리 1%포인트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2.1%)가 1%포인트 하락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0.1%)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DSR 1%포인트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가 평균 1.09%인 반면, DSR 1%포인트 감소에 따른 소비 증가는 평균 0.0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이 이자비용 지출을 증가시켜 차주의 소비여력을 제약하는 만큼, 금리 하락은 역으로 이자비용 감소를 통해 차주의 소비여력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향후 가계대출 금리의 하락이 가시화되더라도 대출보유 차주의 소비 회복 속도는 금리 상승 시 소비 감소 속도에 비해 느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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