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형선 기자 | 지난 22일 저녁 8시 30분 해가 져 어둑어둑해질 무렵. 서울 강서구청 앞마당에 수십 마리의 강아지가 모였다. 형광조끼를 입고 목줄을 찬 반려견과 보호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금새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날은 강서구 반려견 순찰대와 자치경찰위원회의 ‘청소년 선도 합동순찰’이 있는 날이었다.
보호자와 반려견이 한 팀을 이룬 총 33개팀이 4개조로 나눠 순찰에 나섰다. 진교훈 구청장은 서울시 지자체장으로서는 최초로 함께 동행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은 구청을 출발해 꿈돌이어린이공원을 지나 연지어린이공원까지 총 3km에 달하는 구간을 1시간 30분 동안 순찰했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과 유동인구가 많은 강서구청 먹자골목까지 화곡동 구석구석을 다니며 안전 위험요소는 없는지 확인했다.
이와 함께 위급상황 발생 시 버튼을 누르면 통합관제센터와 연동되는 안심 비상벨도 점검했다. 현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출되는지, 목소리는 잘 들리는지 등을 살폈다. 지난해에는 전체 비상벨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를 점검하기도 했다.
반려견 순찰대는 가는 곳곳마다 이목을 집중시켰다. 산책하는 강아지들과 마주치고 주민들에게 둘러싸이기도 했지만 짖거나 달려드는 일은 없었다.
외부 자극에 대한 행동 통제 등의 시험을 통과한 반려견에게만 활동 자격이 주어진 데다 철저한 사전교육을 진행한 결과다.
청소년 선도활동이나 여성 안심귀가 지원, 여름철 풍수해 예방 등 사회적인 안전 주제를 정해 월별 합동순찰도 실시한다.
강서구 반려견 순찰대는 14팀으로 시작해 현재 총 94팀이 활동하고 있다. 아주 어린 강아지부터 18살 된 믹스견 ‘이쁜이’까지 다양한 종과 연령의 반려견이 ‘동네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순찰 활동실적 3위를 달성해 서울시장 표창을 받은 골든 리트리버 ‘로이’도 여기서 활동하고 있다.
진교훈 구청장은 “반려견 순찰대와 함께 합동순찰을 다녀보니 범죄예방과 안전사고 예방의 상당한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전 교육과 훈련을 수료한 친구들이 동네를 살펴주니 마음이 매우 든든하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편의를 높이고자 반려견놀이터 1개소와 반려견쉼터 2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