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한낮에 30도를 훌쩍 넘는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예년보다 발빠르게 온열질환 등 재해를 막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8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재는 총 152명이다. 이 중 79명이 건설업종에서 발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 23명 중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수는 17명이다. 사실상 대다수가 건설업종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전국 공사 현장 내 안전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실태 점검에 나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이거나 폭염주의보가 내릴 경우 옥외작업을 중단하거나 작업시간을 조정해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9월 말까지 온열질환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온열질환 예방 3대 수칙(3GO 캠페인)을 통해 물·그늘·휴식 등을 권장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고드름 캠페인을 확대 개편하고 폭염 발령에 따라 휴식시간 관리기준을 수립해 근로자들의 휴식을 보장한다. 또 ‘고드름 쉼터’를 조성하고 현장 내 모든 근로자가 제빙기와 에어컨, 냉장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건설은 3335 캠페인을 통해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예방수칙을 준수한다.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으면 물·그늘·휴식 3가지를 35도를 넘으면 △물 △그늘 △휴식 △근무시간 △건강상태 확인 등 5가지 예방수칙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GS건설은 폭염기 탄력근무제를 운영하는 동시에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온열질환 예방 관리사항 등을 점검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50여 곳의 현장을 점검하는 등 현장 안전보건경영활동을 강화했다. 건설사 최고안전책임자(CSO)들은 특히 분주한 모습이다. 조태제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지난 4일 광주학동4구역 현장과 A1 현장을 찾아 가설구조물의 구조 안전성 여부 확인과 현장 시공 일치화 여부 확인 등 기술 안전 중심의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건설업종 이외에도 현장직이 많은 조선·철강업계에서도 혹서기 특별 점검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점심시간 최대 1시간 연장·개인 냉방 장비 지급·제빙기와 이동식 에어컨 설치 등의 대책을 공통으로 준비하고 있다. HD현대그룹 계열 조선사들의 경우 기온이 가장 높은 오는 7월 29일부터 8월 8일 사이 여름철 집중 휴가를 통해 작업자들의 휴식을 보장할 방침을 세웠다. 철강업 역시 1500도가 넘는 용광로와 야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포스코는 폭염 단계별로 휴식시간을 정하고 있다. 이때 기준은 기상청이 제공한 체감온도와 공장별로 측정한 체감온도 중 더 높은 온도다. 현대제철은 실내온도가 38도 이상 올라가면 전체의 절반 이상을 휴식시간으로 보장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을 포함한 현장직들은 산업 특성상 타업종에 비해 사고 요인들이 많다"며 "현실적으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고 리스크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도 없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사고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