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차기 당권주자 역학 구도는?...룰 개정 '상관관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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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차기 당권주자 역학 구도는?...룰 개정 '상관관계' 주목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6.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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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20%' 반영한 與, 비윤계 인사 다수 도전장
野, 당헌·당규 개정하며 '이재명 연임' 기정사실화
여야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을 확정한 이후 당권 도전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을 확정한 이후 당권 도전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신임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둔 여야의 유력 당권주자 라인업이 상반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기존 '당심 100%'에서 '민심 20%'를 반영하기로 한 국민의힘은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다수 인사들이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당·대권 분리 예외 조항'에 대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연임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대표를 제외하곤 여타 후보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당원 투표 80%·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하기로 한 이후 당권 예비 주자들이 속속 나타났다. 특히 '민심'이 반영되면서 당 비주류인 비윤계 인사들이 다수 눈에 띈다. 

앞서 여당은 총선 참패 후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당 대표 선출에 반영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당 대표 선출 시 '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를 유지했으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당시 친윤(친윤석열)계 주도로 당원 투표 100%로 룰을 변경한 바 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규정이 확정되면서 당권 경쟁은 본격화됐다.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인사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앞서 그는 지난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차기 당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1위를 하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며 '한동훈 대세론'에 불을 지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거론 등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출마에 무게가 실린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언론 공지를 통해 출마를 예고한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출마 사실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전 위원장 캠프 관계자인 정광재 전 대변인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어제(19일) 전화를 드렸다"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보겠다"며 대표 출마 결심을 말했다고 정 전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 역시 한 전 위원장에게 '열심히 하라'는 취지로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두 사람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 여러 사안에서 이견을 보였던 만큼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소원해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 대표직에 도전장을 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20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총선 패배 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했다"며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 당시 여당 험지인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맞붙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잠행을 이어가다가 두 달 만에 당권 주자로 전격 등판했다. 일각에서는 원 전 장관의 출마는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비윤계 인사들도 당권 도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비윤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지역구인 인천에서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의원은 발표 전날인 지난 20일 국회에서 주최한 보수혁신 세미나 '한국적 보수혁명의 길을 찾아서' 도중 기자들과 만나 '출마 결심 배경'에 대해 "사실 지난 총선을 겪으면서 '당의 위기라는 게 정말로 심각하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고 언급했다. 

여러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여당과 달리 야당은 이 대표 이외에는 유력 당권 주자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선 지난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이후 줄곧 '이재명 연임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당헌·당규 개정에 나서면서 이 대표 연임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대권 분리 예외 조항'을 핵심으로 하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확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 시한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추가됐다. 

기존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대선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당은 지도부 공백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사실상 이 대표 연임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개정된 당헌에서는 이 대표는 당무위가 지방선거 준비를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로 인정할 경우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고,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른 뒤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 기존 당헌상으로는 이 대표가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2026년 3월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연임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이 대표 역시 연임 쪽으로 사실상 마음을 굳히고 대표직 사퇴 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연임하고자 하는 대표의 사퇴 시한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 권한을 최고위원회의에 위임한 만큼 이 대표는 전준위 구성 전에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민주당은 이달 마지막주 출범을 목표로 전준위 구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내달 초 후보자 등록 공고가 예정된 만큼 이르면 이달 말 당 대표직을 사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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