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입법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수사 외압이 해병대 사령관에게도 가해졌다고 밝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외압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박 전 단장은 21일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하며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것이 꼬이고 엉망진창이 됐다. 수 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 30일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오후에 보고하고 31일 언론 브리핑을 했다"며 "이후 8월 2일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하는 것이 계획된 타임 테이블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내용은 지금 자리에 있는 이 전 장관에게도 정확하게 다 보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과정에 저렇게 많은 통화와 공모가 있었다는 게 참담하고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건은 반드시 올바르게 처리되고 책임 있는 자들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제2의 채 상병 같은 억울한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 부디 우리 사회에 진실을 밝히고 정의는 살아 있음이 증명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외압과 관련해서는 부인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점은 그 이후 박 전 단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내려진 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피고발인 신분이고, 특검법안 수사 대상에도 고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을 포함,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도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이에 야당 법사위 의원들은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증언, 선서를 거부하거나 허위 증언을 할 경우 국회에서는 국회 증언 감정법에 따라 고발할 의무를 갖고 있다"며 고발 조치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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