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오범택 기자 | “내가 다음에 어떻게 하는지 두고 봐!”
태안군의회 전재옥 부의장은 지난 20일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동료의원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참담한 심정과 태안군의회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지난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한 동료의원이 고함과 삿대질, 협박성 발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이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신상발언의 발단은 2024년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증인 채택과 대리출석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원들 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위원장이 표결을 제안했으나 한 의원이 이에 불복하여 고성과 막말을 한 사태에서 비롯됐다.
발언에서 전 의원은 지난 6월 11일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 중 특별위원회에서 채택한 증인이 불출석과 대리출석 신청을 한 것에 대해 대리 출석을 승인해 준다면 선례를 남기게 되어 추후 행정사무감사 증인 채택 시 어려움과 논란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발언권도 얻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의견들이 옥신각신 계속되어 정회에 들어갔을 때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내팽개 친 채 고함과 반말, 윽박지름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벌어져 그 참담한 현장에서 본의원은 심한 불안감과 위압감을 느꼈다며, “내가 다음에 어떻게 하는지 두고 봐!”라는 말까지 하며 공포심을 조성했고 직원들까지 배석한 자리에서 동료의원으로부터 이런 취급까지 받아야 하는지 심한 모욕감과 치욕스러움을 느껴 큰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재옥 의원은 “의회가 집행부의 정책과 예산안에 동의하면 군수의 거수기 노릇하고 민주당 의원들끼리 담합하는 것이고, 의원 간 의견이 일치되면 화합되는 것이라는 인식은 수준 미달의 이분법에 지나지 않는다”며 “예산안을 비롯한 그간의 의회 활동과 의안 처리 결과를 잘 살펴보라”고 말했다.
이어 “동료의원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고 원색적 비난을 하는 막무가내식 언행은 합리적 의정활동과 민주적 의사질서를 저해하는 중차대한 문제”이고 “태안군의회에 대한 주민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픔을 느낀다”며 “태안 군민을 대표하고 주민의 민의를 받드는 의원으로서 품위를 저버리는 언행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동료 의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며, 자신을 선택해 준 유권자에게도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상발언의 대상이 된 의원은 전 의원이 발언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발언에 반박하고 나서 발언을 방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 의원은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담담하고 강한 어조로 발언을 끝마쳤다.
태안=오범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