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상반기 영업익 2.9조원 예상
“지난해 대규모 PF 손실 인식...기저 효과”
“지난해 대규모 PF 손실 인식...기저 효과”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증권사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올해 상반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수익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 규모 3조원 이상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추정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조9303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추정 영업이익이 643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4467억원) 대비 44.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가율 역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이 5012억원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상반기(4384억원)보다 14.3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6.08%), 삼성증권(1.99%), 키움증권(1.65%) 등도 각각 예년보다 영업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이익 성장세는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에 따른 충당금 설정 여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적극적이면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대손을 미리 반영, 일정 부문 리스크를 줄여 놓았던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기준금리가 조금씩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동시에 리테일(소매)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순이익은 지난해 말 대규모 충당금 적립 및 손실 인식으로 형성한 기저 효과에 힘입어 개선될 전망”이라며 “올해 기준금리가 완만하게 하락하면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모두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2분기 부동산 PF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 금융의 회복과 IB 실적 증가, 잠재 불확실성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충격을 완화해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부동산 금융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은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몇몇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지난해 1분기부터 부동산익스포저를 중심으로 저하되기 시작한 (증권사) 자산건전성은 4분기 중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기조 하에 더욱 큰 폭으로 저하됐다”라며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상대적으로 고위험 부동산PF 사업장 비중이 높아 대형사 대비 자산건전성 지표가 더욱 열위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PF 투자환경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 및 대손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한다”라며 “금융당국은 PF 사업성 재평가를 통해 상각·매각 등 신속한 처분을 유도하고 있으나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단기간 내 해소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