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야당 주도의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막고자 진행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가 다소 성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장동 비리 수사 일주일 만에 민주당 인사를 열 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러 나오라고 하면 수긍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 의원은 이날 주 의원은 이날 오후 8시44분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세 번째 주자로 나섰는데, 그의 이같은 발언은 박 전 수사단장의 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주 의원은 "(채상병) 사고가 발생한 후 다음 날 해병대 광역수사대에서 초동조사를 2일간 했다. 그리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광역수사대 조사관은 행정병까지 전부 합쳐서 12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경찰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걸 따져보고 혹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사람별로 과실 유무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안전수사전문가 수십명이 투입돼서 거의 1년째 수사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 군에서는 평소에 이런 사건이 잘 발생하지 않는데 광역수사대에서 단 2일 간만 십여명이 조사한 다음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그러고 나서 7월 28일 사건 발생 후에 한 일주일여 지날 때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 결과를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고했고 유가족에게도 설명했다"며 "저는 솔직히 왜 이렇게까지 (박 전 단장이) 급하게 적은 인력으로 빨리 결론을 내려고 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채상병 사망사건)은 분명 수사권이 없는 사건이라는 것을 박 전 단장 본인도 인식했기 때문에 사건 발생 후 단 열흘 만에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자리에서 '박 전 단장은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주 의원은 "예를 들어 대장동 비리를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러 나오라 하면 민주당 의원들은 수긍할 수 있겠나"라고 받아쳤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비유가 부적절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서 의원은 "왜 민주당 의원을 예시로 드나. 사과하라", "임성근 (사단장)이 그렇게 좋나"라고 고성을 질렀고 문정복 민주당 의원도 "주 의원이 적절하지 않은 비유를 들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도 임이자·김정재 의원이 "서 의원은 집에 가라", "소리만 지르면 다인가"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맞대응하지 말라"며 할 이야기가 있으면 다음 발언자에게 부탁하라. 22대 처음에 이게 뭔가"라고 중재를 시도했으나 양측의 고성은 한동안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