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찰 통해 적발, 도시재생사업 관리 부실 논란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여수시 도시재생사업에서 수억 원의 뇌물이 오간 혐의로 전 여수시 공무원과 건설업자들이 구속기소됐다.
여수시 노후 주택 개량사업 과정에서 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로부터 2억5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전 도시재생과 소속 공무원 A(52)씨와, 이를 제공한 건설업자 B(55)씨, C(57)씨가 뇌물수수와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3부와 수사과에 따르면, 도시재생담당 공무원이던 A씨는 2019년부터 건설업체 관계자인 B씨와 C씨가 여수시 도시재생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의 임야(공시지가 270만 원 상당)를 100배 이상 부풀린 3억 원에 B씨와 C씨에게 매도한 뒤 정상 거래처럼 위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허위 기성검사 조서를 작성해 상급자를 속이고 결재를 받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러 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업자 B씨와 C씨는 여수시 도시재생사업 공사 수주 이후 14억 원의 선급금을 수령했지만, 이 자금으로 뇌물을 제공하고 개인적으로 아파트와 수입차를 구입하는 등 사적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해당 공사의 진행이 늦어져 일부 사업은 2년 이상 지체되었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의 단서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과정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여수시 도시재생사업 관련 직무 감사를 진행하면서 A씨와 B씨, C씨의 비위 혐의를 파악했고, 올해 초 순천지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여수시청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을 통해 사건 관계자 10여 명을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순천지청 관계자는 "뇌물수수와 허위 공문서 작성 등으로 지역사회에 큰 피해를 끼친 혐의자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2022년 6월 명예퇴직한 상태이며,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시재생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관리 및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