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잔액 나흘 새 1100억원 넘게 감소
DSR 규제 전 막차 타려는 주택 실수요자...전세 대신 매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 대출한도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9월 이전 ‘대출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4일 기준 합산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8조1117억원으로, 지난달 말(118조2226억원)보다 1109억원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간 가계대출 잔액(주담대+신용)이 2조원 넘게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는 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2단계가 시행되기전 실수요자들이 전세 대신 내집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2단계 규제 적용을 당초 7월에서 9월로 2달 연기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는 최근 주택 실수요자들의 대출 상담이 늘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실제 서울 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9987건으로 4월(1만239건) 대비 252건 감소했다. △1월 1만3652건 △2월 1만1768건 △3월 1만2809건 등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건을 돌파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 계약일 기준 월간 거래량이 5000건을 돌파한 것은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이며, 2021년 1월(5952건)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 3월부터 5월까지 석달 연속 4000건을 넘었고, 6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에 매매된 아파트의 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6월 거래량이 최종 6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 내 9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건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8830건을 분석한 결과, 9억원 이상 거래가 987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매년 1~5월 기준)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원지환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날 ‘금융시장 동향’ 브리핑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 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반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