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K-라면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연 수출 10억달러의 고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무역협회 K-stat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라면 누적 수출금액은 5억9020만달러다. 이는 전년도 4억4604만달러 보다 32.3%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9억524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처음으로 수출액이 5억달러 선을 넘기면서 올해 수출액 1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한화로 치면 지난해 수출액 1조원을 넘겼고, 업계에서는 미국·중국·베트남 등 현지 생산 판매 매출까지 합하면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을 포함한 농식품 수출액은 47억7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6.7% 증가했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시장은 미국으로, 라면 수출액 증가율이 58%나 됐다. 소셜미디어에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이 퍼졌고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수출이 가속했다고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농식품 상위 수출 대상국은 미국, 중국, 일본 순이다. 중국은 소비심리가 천천히 회복되면서 지난 5월부터 수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일본은 지난해 최대 수출시장이었으나 지속적인 엔저와 실질임금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해 3위로 내려갔다. 기타 권역에서는 유럽,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불닭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은 K-라면 수출의 대표기업이 됐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1% 증가했다.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57.1% 성장한 3857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미국 월마트는 올해 전 매장에 입점을 완료할 예정이다.
신라면을 주축으로 해외 시장을 확장하는 농심은 이미 북미 시장의 주요 유통 채널의 입점이 끝났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 정기 주총에서 “미국 2공장에 라인 1개를 증설 중이고, 국내에도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농식품 수출 상위 품목은 라면을 비롯해 과자, 음료, 인삼, 쌀가공식품, 김치 등이다. 작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쌀가공식품으로 냉동김밥, 볶음밥, 떡볶이, 쌀음료, 막걸리 등의 상반기 수출액이 41.4% 늘어난 1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냉동김밥 등 가공밥은 건강식·간편식으로 인기를 얻었고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유통매장 입점이 확대되면서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표 K-푸드인 김치 수출액은 8400만달러로 작년보다 4.0% 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발효식품과 비건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