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경제 6단체가 29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입법을 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추 원내대표는 "사력을 다해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답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는 이날 국회를 찾아 추 원내대표와 노란봉투법 관련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제 6단체는 노란봉투법 시행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법안 통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경제6단체는 간담회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란봉투법 같이)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하청 노조가 끊임없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벌인다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는 붕괴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불법 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 문제의 절대 다수가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노란봉투법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 내용을 전혀 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 쟁의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조항도 담걌다. 노란봉투법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데, 민주당은 조만간 이 법을 본회의에 회부해 처리를 시도할 전망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여당이) 적극 저지해주길 간절히 요청한다"며 "그럼에도 야당이 일방적으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킬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경제 6단체의 요청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은) 헌법상의 기본권 침해뿐만 아니고 노조법·민법 등 법률 간의 상충 우려도 굉장히 크고, 산업 현장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노사관계 근간을 지금 무너뜨릴 우려가 있는 법"이라며 "국민의힘에서는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말로는 민생을 외치고 속으로는 민생을 망치고 경제를 어렵게 하는 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우리는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다. 사력을 다해서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법이 절대 현장에서 시행되는 일이 없도록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경제단체가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을 더 강화해주고, 국민에게 법의 부정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