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직무 정지 중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오는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장악 2차 청문회'에 출석한다. 과거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회 의결 이전 사퇴를 결단했던 방통위원장들과 달리 이들은 야당과 적극적으로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은 14일 청문회에 출석하기로 하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열린 1차 청문회에는 나란히 불참했지만, 야당 공세가 커지자 '정면 돌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권은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며 탄핵안을 발의했다. 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하며 이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지난 7월 31일 이 위원장이 대통령께 임명장을 받고 취임식을 한다. 31일과 8월 1일 이틀 동안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 2명이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회 이사를 선임한다. 취임 당일 바로 방통위 업무도 파악이 안 된 상태다. 이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그 과정이 과연 적절했느냐를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2차 청문회에 참석함에 따라 21일 열릴 3차 청문회 개최 여부도 14일 여야 논의를 통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청문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청문회가 여야 강 대 강 대치 분위기로 전개되면 취소되지 않고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있다.
한편 야권은 청문회 개최 외에도 방송 장악 국정조사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또 전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4법'에 대해서도 여당의 수용을 촉구했다.
이처럼 야권의 방통위 압박이 거센 상황에도 이 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은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전날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방통위 직원들을 향해 "위원장 탄핵에 따른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김 직무대행은 "위원장 복귀 시 전체회의를 통해 주요 안건이 바로 처리될 수 있도록 방송통신시장 실태점검 및 사실 조사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허위 조작 정보(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등 이번 정부에서 방통위가 추진하는 정책 및 사업 추진을 위해 조만간 네이버를 시작으로 관계 기관 및 기업에 대한 현장 방문도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