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열풍 불 때 정부차원 육성도 필요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이커머스 업계에 역직구 시장이 변화를 맞이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24 유통물류 통계집에 따르면,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시장은 2014년 7000억원에서 2019년 6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성장세가 꺾이면서 2023년 1조7000억원까지 쪼그라 들었다.
시장 축소 배경엔 기존에 역직구를 가장 많이 하던 중국에서 한한령, 궈차오(애국소비) 등이 꼽힌다. 중국 역직구 80~90%는 화장품에서 몰린다. 실제 품목별로 살펴보면 2014년 화장품 역직구 매출은 2570억원에서 2020년 4조9000억원까지 성장했으나, 중국 역직구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1조440억원까지 줄었다.
중국 시장은 줄고 있지만 한국의 식품, 화장품, 패션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플랫폼을 통한 역직구 시장이 재조명 되고 있다. 업계는 아직 물류‧마케팅 등이 자리 잡지 못했지만, 경쟁력있는 품목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플랫폼 진출이 활발해지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동남아와 한국, 미국, 중국을 잇던 큐텐 그룹이 와해될 위기에 처하자 갈 곳을 잃은 셀러들과 이들을 유치하려는 이커머스가 새롭게 역직구 시장을 열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은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에 달했고 장기화된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짐에도 거래액은 답보 상태다. 이에 셀러와 플랫폼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역직구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플랫폼들은 발빠르게 셀러들을 유치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은 한국 기업 전용 웹사이트 한국 파빌리온을 오픈하고 플랫폼 입점비용 할인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했다.
동남이의 쇼피도 K-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입점교육을 실시하면서 계정 생성부터 샵 오픈, 기초 세팅, 상품 등록, 마케팅 툴 활용까지 3주내로 쇼핑몰을 오픈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셀러들의 상품을 한번에 운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배송비용을 80%까지 낮췄다.
이베이 또한 K-셀러 모집을 위한 웹 세미나를 개최하고 최단 1영업일 이내에 정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적극 홍보했다. 티메프와 달리 미정산 사태가 일어나지 않음을 공지한 것이다.
국내 쇼핑몰 중에는 에이블리가 자체 운영하는 일본 패션 플랫폼 아무드를 앞세워 K셀러의 수출을 지원한다. 셀러가 판매자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택한 뒤 해외 판매 연동 버튼만 누르면 사입, 해외 배송, 통관, 번역 등 전 과정을 에이블리가 도맡아 편리하게 역직구 판매가 가능하다.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영문샵을 구축한 G마켓의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샵은 홍콩, 대만, 미국,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태국, 영국, 폴란드 등에서 매출이 일어난다. 동남아의 쇼피, 일본의 큐텐, 라쿠텐, 유럽의 줌 등과 협업해 더 넓은 역직구 시장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상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역직구 시장 자체는 자리 잡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 차원에서 역직구 시장을 적극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