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기하급수 피해·폭우 등 원인’ 설득·9차례 걸친 요청 성과
매일일보 = 윤성수 기자 | 전라남도가 올해 벼멸구 피해가 과거와 달리 기하급수로 피해가 늘고 폭우 피해까지 겹쳐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끈질기게 정부를 설득한 결과 농업재해로 인정받게 됐다.
전남도에 따르면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문금주 의원의 질문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농업재해대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재해로 인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전남도가 지난 9월 19일 벼멸구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 정부에 전국 최초로 농업재해 인정을 건의한데 이어 김영록지사의 촉구 기자회견까지 9차례 넘게 끈질기게 건의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남도가 처음 건의할 당시만 해도 농식품부는 병충은 농가가 관리할 수 있어 재해가 아니며, 지원사례가 없어 농업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재해로 인정받기까지는 녹록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전남도는 기상청 자료를 통해 7~9월 전남지역 평균 기온과 폭염 일수를 분석하고, 고온과 벼멸구의 부화 일수 및 산란 횟수의 상관관계, 중국 남동부지역에서의 벼멸구 유입 시기와 경로 등을 근거로 제시해 정부를 설득했다.
특히 지난 2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직접 나서 벼멸구 피해를 재해로 인정해 이상기후로 어려운 농업인의 고충을 덜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영록 지사는 “벼멸구 피해를 재해로 인정키로 한 농식품부의 결정에 도민 모두와 함께 환영한다”며 “벼멸구로 연약해진 벼가 집중호우로 피해가 가중된 만큼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벼멸구 피해농가가 수확에 영향이 없도록 오는 21일까지 신속히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지역 벼멸구 피해는 전년(675ha)보다 29배 많은 1만 9천602ha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