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문제 해결 시급…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인력 부족 발생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중국이 '조선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실상 수주를 독식하고 있는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최근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 국내 조선업계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13일 영국 조선해운시황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선박 수주 누계는 4976만CGT(표준선 환산톤수) 1733척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국의 수주량은 872만CGT(점유율 18%), 중국은 3467만CGT(70%)에 달한다. 중국 조선업계는 지난 10년간 컨테이너선·벌크선 등 저렴한 선박 수주를 싹쓸이하며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 같은 저가 수주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피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조선사들과 수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인력 확보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슈퍼 사이클로 3년 치 일감을 확보했지만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배를 만들 수 있는 숙련공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주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조선소를 떠난 숙련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과거 조선업 불황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시기에 조선소를 대거 떠났다. 현재 업계가 이들을 다시 불러오려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상당수는 원전이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데다, 구조조정에 대한 배신감으로 선뜻 복귀에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부족한 인력은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대부분 짧은 기간 교육을 받고 생산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숙련공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특히 앞으로 인력난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부터는 약 13만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