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000억원 금융 투자 철회…금융업에 집중된 ‘계엄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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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7000억원 금융 투자 철회…금융업에 집중된 ‘계엄 쇼크’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4.12.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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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이틀 연속 금융업 2000억원 매도 “역대 최초”
계엄 후 사흘 만에 지분율 1%p 넘게 축소 ‘36.12%’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금융업종에 대한 투자를 대규모로 철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금융업종에 대한 투자를 대규모로 철회하고 있다.

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총 1조85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4일 4071억원, 5일 3173억원, 6일 2841억원이었다.
특히 금융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업종 순매도는 지난 4일 2551억원, 5일 2786억원, 6일 1759억원 등으로 총 7096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 금융업종 순매도가 이틀 연속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업종 지분율도 3일 37.19%에서 6일 36.12%로 1%p 넘게 줄었다. 전체 21개 업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금융업 다음으로는 보험업(-0.60%p), 철강·금속(-0.37%p), 증권(-0.26%p), 운수·창고(-0.22%p), 통신업(-0.16%p)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업과 증권이 넓은 의미의 금융업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계 자본의 금융업 투자 기피가 한층 더 두드러진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32.43%에서 32.38%로 0.05%p 줄어드는 데 그쳤다.시가총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제조업(+0.15%p), 전기·전자(+0.22%p) 등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일 78.14%에서 6일 77.19%로, 신한금융지주는 61.09%에서 60.62%로, 하나금융지주는 68.29%에서 68.14%, 우리금융지주는 46.11%에서 45.84%로 예외 없이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큰 폭인 약 1%포인트 감소한 KB금융은 사흘 동안 15.7% 하락했다. 신한금융은 -9.0%, 하나금융은 -7.9%, 우리금융은 -5.9% 등의 주가 하락률을 각각 기록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다른 업종의 주요 대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국내 금융지주 특징을 고려할 때 외국인 이탈이 주가 급락세를 주도한 모양새가 됐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나 금리 변동에 따라 보통주자본비울(CET1)이 하락하는 등 재무 상황이 악화하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확산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향후 정치적 이유로 탄력을 받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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