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일에 1.54%, 1.57%, 0.69% 하락 “원화 표시 코스피보다 낙폭 커”
골드만삭스 “재평가를 위한 명확한 계기가 없는 한 낮은 수준 유지할 것”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비상계엄 선언·해제 사태로 원달러환율이 치솟자 최근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가 원화 기준 코스피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이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6일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5.81P(0.69%) 내린 830.6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원달러환율 수준이 반영된 코스피 레벨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환율일수록 원화 기준 코스피 지수보다 빠르게 떨어진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보면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의 전장 대비 낙폭은 4일 1.54%, 5일 1.57%, 6일 0.69%이고, 원화 표시 코스피는 차례로 1.44%, 0.9%, 0.56%이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안에 원달러환율이 단숨에 1410원대로 뛰자 달러 환산 지수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던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달러 환산 지수는 올해 들어 16.6%(995.94→830.61) 떨어졌다. 원화 기준 지수는 8.55%(2655.28 → 2428.16) 하락했다.
달러 환산 지수의 상대적인 부진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코스피의 저가 매력이 더 커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양의 코스피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통상 달러 환산 지수가 떨어지면 머지않아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한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도 외국인 매도 행렬이 다소 사그라들자 이런 기대가 감지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4일 4079억원, 5일 3164억원, 6일 2842억원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4~5일 이틀간 2284억원 순매도했지만 6일에는 3279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 국면에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내년 1%대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45년 만의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쳐 코스피 반등에 대한 기대가 현저히 낮아진 탓이다. 이런 상황에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표결이 무산되면서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공산이 커진 것.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전반적인 가치평가가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재평가를 위한 명확한 계기가 없는 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