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외국인 대주주'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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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외국인 대주주' ‘쥐락펴락’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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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측 “회사의 강제퇴직 압력, 총파업 불사 강경대응"

외자, ‘경영위원회 박병무 의장 선임해 막후실력 행사'

▲ 하나로텔레콤 경영위원회 박병무 의장
경영난과 인력구조조정을 놓고 내부갈등을 겪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이하 하나로)이 외국인 대주주를 비장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하나로는 최근 실질적 의사결정권을 가지는 경영위원회(이하 경영위)를 설치했는데 의장에 외국인 대주주측 대표격인 박병무 뉴브리지캐피탈 코리아 사장을 선임했다.하나로 측에서는 경영위가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한시적 설치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외국인 대주주들이 박 의장을 내세워 조속한 구조조정과 M&A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사실 외국인 주주들은 정통부의 두루넷 인수합병 인가 시한이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늘어지는걸 무조건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한편 인력감축을 놓고 경영진과 대립하고 있는 하나로 노조는 “경영위를 인정할 수 없다” 는 반응과 함께 “회사의 강경한 구조조정 방침에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7일 하나로는 이사회를 열어 경영전반을 책임지는 경영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설치하고, 의장에 사외이사인 박병무 뉴브리지 사장을 선임했다. 박 의장은 외국인 대주주인 AIGㆍ뉴브리지 컨소시엄의 대표격 인물이다. 경영위에는 권순엽 대표이사 부사장 또한 위원으로 참여한다. 하나로는 이날“경영위는 이사회가 결정하기 어려운 조직개편, 영업전략 등 현안에 대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것” 이라며 설치이유를 밝혔다. 박 의장 또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주요한 결정 사항이 많지만,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상설기구가 아니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경영위를 설치했다"며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확보될 때까지 경영위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업계에서는 경영위 설치 이유를 “외국인 대주주들이 사실상 하나로의 경영정상화와 M&A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박 의장을 내세워 막후 실력 행사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으로 경영위는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위임을 통해 신속하게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현재 하나로는 외국인 대주주쪽 사람인 고메즈 부사장과 제니스 리 전무가 각각 영업과 재무분야를 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결정권을 위임받은 경영위 의장에 역시 외국인 대주주측 대리인격인 박 사장이 선임됨에 따라 결국 하나로의 경영전반은 외국인 대주주들이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경영위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인력구조조정 문제다. 박 의장은 “하나로는 설립 이후 7년간 누적적자가 1조원에 달한다” 며 “우선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인력조정에 대해서 박 의장은 “경영진이 노조협상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 인력감축 규모를 기존 25%에서 15%(215명)로 낮춘 상태”라며 “그 정도에서 인력감축이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밝혀 15% 감축을 강행할 의지를 시사했다. 그러나 현재 접수된 명예퇴직 희망자는 지난 15일까지 116명으로 8% 정도로 집계됐다. 하나로 노조는 명예퇴직을 신청한 희망자 이외에 15% 감축목표를 채우기 위해 회사가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조정기간이 끝나는 대로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로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방침은 우선적으로 노조와 원만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며 “계속해서 노조가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해도 그 이후에 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 일단은 노조와 협조 하에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영위 설치와 박 의장 선임이 하나로의 구조조정이 이대로 지지부진하게 늘어지는 걸 막아보겠다는 외국인 대주주들의 결단인 만큼 인력감축에 있어 적지 않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 입장에서는 하나로·두루넷 합병 성사가 중요한 문제인데, 정통부의 인가 시한이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한정 시간을 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통부 역시 두루넷 인수합병 인가와 관련 하나로의 노사관계를 지켜보고 있어 만약 실제 파업에 돌입 인가가 늦어질 경우 하나로 에서는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국내외에서 다수의 M&A를 성사시키며 이 분야 전문가로 꼽혀온 박 의장이 선임되면서 하나로가 경영정상화와 함께 M&A 작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의장은 “지금까지 외국인 대주주측에서 M&A와 관련돼 진행 중인 사안은 없으며, 이전에도 없었다” 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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