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떠난 숲” 김포의 ‘새 맹주’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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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떠난 숲” 김포의 ‘새 맹주’ 누가 될까?
  • 한아람 기자
  • 승인 2014.07.17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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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7·30 재·보궐 선거 판세분석 ② ‘경기도 김포’
[매일일보 김경탁 한아람 기자] 7월 3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도 김포는 ‘호랑이 떠난 숲’,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 할 수 있다.원래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박근혜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던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차출’되면서 지역을 떠났기 때문이다.
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김포군수에 당선된 유 시장은 98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02년 3선에 실패한 후 당적을 한나라당으로 갈아탔고, 2004년 17대 총선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인물로, 명실상부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었다.유 시장의 장기간 주요 선출직 장악 여파 때문인지 김포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유정복 외의 거물급 정치인이 성장할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새누리당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은 홍철호 후보를 비롯해 홍 후보와 경쟁했던 김봉식 前김포군수 이윤생 前정의화 국회부의장실 비서실장,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서 김두관 전 경남지사에게 패배한 김다섭 前지역위원장, 이수봉 前안철수 공동대표 보좌관, 유길종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정성표 前민주당 정책실장 등을 봐도 지역에 인지도 높은 정치인이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김두관이라는 전국구급 거물을 후보로 낸 일은 지역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특히 지역연고가 전혀 없는 김두관 후보가 지난 8일 치러진 새정치연합 경선 여론조사에서 40.8%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인지도’ 등의 격차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재선·의원 3선의 ‘터줏대감’ 유정복 떠나면서 無主空山
‘양강’ 홍철호·김두관, 자수성가형 인물이란 공통점도 눈길

▲ 7·30 재·보궐선거 경기 김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정당소속 후보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새누리당 홍철호,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정의당 김성현 후보.

새누리 ‘수성’ vs 새정치 ‘탈환’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유정복 시장이 3선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포는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수도권 수성을 위해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이에 지지않고 새정치연합 역시 이번 재보선 승부의 향배를 가를 수도권역에서 반드시 승기를 잡아 근소한 차로 패했던 지난 6·4 경기도지사 선거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결의로 맞서고 있다.실제로 김포는 그간의 ‘유정복 독점’ 전력에도 불구, 여당의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다.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52.08%의 득표율로 새정치연합의 김진표 후보를 4.89%포인트 앞선 반면, 같이 치러진 김포시장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 소속인 유영록 시장이 48.28% 득표율을 얻어 새누리당 신광철 후보를 5.82%포인트차로 이겼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이 여야에 1승 1패의 성적을 주면서 견제와 균형의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에 어느 한 당에 우호적인 지역이라고 해서 승리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정가의 주된 기류다.
▲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김포 홍철호 후보가 16일 경기도 김포시 홍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與 ‘토박이’ vs 野 ‘거물 정치인’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는 김포 출신으로 농업전문학교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시킨 사업가이다.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는 남해 이장으로 시작해 남해 군수, 경남지사를 거쳐 야당 대선후보 경선까지 나온 거물급 정치인이다.홍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차근차근 성공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몸담은 분야’가 전혀 다르다는 점이 두 후보의 큰 차이점이자 특색으로 꼽힌다.홍 후보는 ‘굽네 치킨’ 브랜드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시킨 이력을 강조하면서, 지역 밀착형 ‘생활정치’를 부각시키기에는 안성맞춤형 후보라는 것이 여당의 평가이다.홍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지금의 시대는 생활 정치의 시대”라며 “국회에 앉아 중앙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보육과 교육 등 비교적 작아보이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그는 김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포 ‘토박이’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민심을 잡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은 큰 단점으로 꼽힌다.김두관 후보는 반대로 김포 지역 연고가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야당의 불모지인 경남에서 ‘이장부터 도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정치인이라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김두관 후보는 “김포가 야당 입장에선 어려운 지역”이라면서도 “남해 이장에서 김포의 이장이 되겠다, 제2의 고향 삼아서 새로운 중앙 정치를 시작하고 끝을 내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한다”고 출사표를 전했다.새정치연합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2개를 빼앗긴 가슴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도 이번 재보선에선 수도권 압승이 필요하다”면서 “김 전 지사가 김포에서 선전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7·30 재보궐선거 김포에서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가 12일 김포시 고촌읍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판세에서 양강으로 꼽히는 홍철호·김두관 두 후보 외에 이번 선거에 도전장을 낸 후보로 정의당 소속의 김성현 후보와 무소속의 고의진·이재포 후보 등 3명이 있다.
▲ 7·30 경기 김포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들. 왼쪽부터 고의진·이재포 후보.
김성현 후보는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현재 정의당 경기도위원장과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참여정부평가포럼 경기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 국민참여당의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의원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것이 유일한 출마경험이다.무소속 고의진·이재포 후보는 모두 공직선거 출마가 이번이 처음인 정치신인이다.고 후보는 현대자동차연구소에서 재직하다 퇴사해 삼성전자에 TV금형을 납품하는 신명테크라는 회사의 대표로 재직중이다.이 후보는 1983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공채된 코미디언 출신의 연기자로, 오랜 기간 연예활동을 해오다 2006년부터 신아일보에서 정치부 기자로 활동해왔다. 이 후보는 개그맨이 탤런트로 활동하는 이른바 ‘개탤맨’의 원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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