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세대당 4억 6천만 원 추정
<토지보상비, 연기·공주 대토 가능성 커> ]행정도시 토지보상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책정해 놓은 토지보상비는 총 4조 6천억 원으로, 다음달 중순부터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단일사업으로는 최대규모인 뭉칫돈이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가늠해본다.
행정도시 토지보상을 앞두고 주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일 조짐이다.‘행정도시건설추진단’은 토지수용을 위한 기본조사를 마치고, 주택과 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감정평가가 끝나면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12월 중순부터 토지 수용과 함께 보상이 시작된다.
보상은「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인 이상의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감정평가액으로 이뤄진다. 또한 현금보상에 따른 인근지가 상승을 막기 위해 부재지주는 3천만 원 초과분을 채권으로 지급하게 된다.
현지인이 대토를 구입하지 않고 보상금을 예치할 경우 상가용지 우선입찰권을 부여하는 지급 방식도 나올 전망이다.
보상금이 풀리게 되면 우선 주변지역의 땅값을 자극시킨다. 수용지역 주변은 개발에 따른 가치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 보상금을 받은 지주들은 인근 지역에서 땅을 새로 구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지주들은 보상금의 절반 이상을 대토(代土)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지역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3조 1천500억 원의 보상금이 풀린 판교 토지 보상금은 분당, 용인, 이천, 여주 등 주변지역으로, 2조 3천억 원이 풀린 파주 신도시 보상금도 철원, 연천지역으로 보상비가 유입 된바 있다.
연기군 남면에 위치한 서브공인 관계자는 “행정도시예정지 주민들은 이 지역에서 일평생을 생활해 왔기 때문에 연기·공주일대를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라며 “설령 떠난다고 하더라도 인접지역인 아산, 청양, 청원 등 충청권에서 대토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책정비용 평당 20만 원꼴 인근땅값 3분의 1
토지 수용주민, 특별한 움직임 없이 관망세
대토(代土) 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은 행정도시 예정지로부터 반경 10km 지역인 연기군의 금남·남·동·서면, 공주시의 장기 ·반포·의당면, 청원군의 부용·강내면 등이 유력시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일대는 지난해 10월 이미 행정수도 위헌판결 직전 시세까지 올라 있는 상태다.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지가동향’만 보더라도 지난달 전국 평균 땅값이 0.29% 오른 가운데 행정도시 예정지역인 연기군의 상승률은 3.28%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공주시도 0.48%로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의 2배 가량이 올랐다.
연기군 남면 경성공인 박철민 대표는 "행정도시 예정지 주변으로 농지는 지난해 10월 위헌 결정 뒤 평당 30만 원선까지 떨어졌지만 위헌결정 이전가격을 회복해 동면 노송리 농지 470평의 경우 평당 53만 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며 “특히 남면 보통리 1번 국도변 관리지역 350평이 평당 100만 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주시 장기면 일대 땅값도 다를 바 없다. 장기면 다복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 절대농지 370평짜리는 평당 30만∼50만원으로 지난해 가격고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땅값은 행정도시가 속해있는 연기· 공주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역으로 지난해 가격을 회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량의 명지공인 관계자는 “부여· 청양· 홍성· 보은군 일대는 땅값이 연기·공주만큼은 아니지만 대토수요를 예상한 지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를 높게 부르고 있다”며 “2년 전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라 청양 300평 절대농지의 경우 평당 25만 원 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가만 올랐을 뿐 거래는 드문 편이다. 정부에서 책정한 행정도시 보상금은 평당 20만 원꼴로 인근 지역의 땅을 새로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경성공인 박대표는 “대토(代土)에 대한 문의 전화는 꾸준히 오지만, 크게 오른 가격 탓에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행정도시에서 인접지역인 대전, 서산, 금산, 논산 등의 지역에서도 크게 오른 가격 때문에 땅 구입의 결정을 한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는 게 각 지역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충북 아산에 있는 전국공인 도순보대표는 “이 지역은 대토에 대한 문의전화가 2~3일에 한 건 정도 오기는 하지만 가격을 확인 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경성공인 박대표는 “보상대상자들은 오른 땅값도 걱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적으로 땅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에 대한 문의와 구체적인 보상금액에 대한 관심도 많이 보이고 있어 대토수요는 보상이 끝난 후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땅값상승 조짐은 단기적일 뿐 추가적으로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충청권 일대는 대전을 포함한 13개의 시·군이 2008년 6월까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연기, 공주를 비롯한 논산, 청양, 청원 등 21개 시·군·구가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만큼 대토용지나 투자용 토지거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주 장기면 다복공인 관계자는 "그 동안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로 지정돼 있어 투자를 위한 외지인들의 매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 있다”며 “토지가격이 당장 급등한다거나 거래가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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