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쓴 맛' 본 中 시장 철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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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쓴 맛' 본 中 시장 철수하나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4.12.2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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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中 매장 폐점 가속화로 현지화 실패...타 유통업체도 저조한 성적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호기롭게 진출했던 이마트 중국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중국 텐진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오청점, 꽝화차오점, 메이쟝점, 홍차오점 등 4개 점포의 영업을 이달 말 종료키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 2005년 11월 아오청점 출점을 시작으로 모두 5개의 점포를 텐진에서 운영해왔지만 지난 4월 화재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 탕구점을 포함 텐진 지역 모든 점포의 문을 닫기로 한 것.

2011년 5개 법인 11개 점포 매각을 시작으로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한 이마트는 지난 3년간 지속적인 노력을 했지만 톈진 지역 5개 점포의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폐점키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중국 내 이마트 점포는 상하이 8개점, 우시와 쿤산 각 1개점 등 모두 10개 점포만 남게 됐다.

이마트는 당초 1997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한 이후 중국 법인 10개, 매장은 27개까지 확대해 운영했으나 현지화 실패로 수익성이 점차 악화됐다.

실제 당기순손실은 2007년 52억원, 2008년 155억원, 2009년 590억원에 이어 2010년엔 910억원까지 늘었으며, 2012년에도 613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 같은 기류는 지속돼 지난해에는 530억 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22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석범 이마트 중국담당 상무는 “경쟁력 악화 등 불리한 영업환경과 높은 임차료로 인한 손익 악화로 폐점을 최종 결정했다”며 “화동지역 점포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정상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서 쓴맛을 본 정 부회장은 이를 대신할 곳으로 향후 베트남을 지목, 동남아시아 시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서밋’에서 정 부회장은 “이미 베트남에 대한 시장 조사를 마쳤다. 내년 하반기 베트남에 이마트 1호점을 열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인접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신세계를 필두로 호기롭게 진출한 국내 대형 유통업체  역시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신세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 102곳의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7% 감소하는 등 거듭할수록 적자폭이 증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중국 내 매장을 5곳이나 줄였다.

롯데백화점의 경우도 지난 2008년 중국 유통그룹인 인타이와 합작형태로 베이징에 중국 1호점을 열었지만, 개점 첫 해 172억원, 이듬해 345억원 2010년 336억원, 2011년 281억원 등 매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리아도 중국에서 적자에 시달리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때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수만 개의 한국기업이 몰려갔던 중국이지만, 과다 출혈 경쟁 속에 깡통 신세로 전략한 국내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의 둔화와 실적 악화 등으로 매년 적자 폭이 증가하고 있지만,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춘 현지화 전략과 효율화 작업을 동반해나간다면 중국 사업에서의 적자 규모를 축소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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