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KB국민카드가 정보유출피해 확인 페이지의 가상키패드 오류를 1년 넘게 방치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카드의 정보유출 피해 확인 페이지 접속 방법은 국민카드 홈페이지 내부 공지 속 사과문을 통해 들어가는 것과 네이버나 다음 등과 같은 국내 포털에 국민카드를 검색해 빠른 메뉴로 들어가는 것으로 나뉜다.국민카드 홈페이지 내 사과문을 통해 정보유출 확인 페이지로 넘어갈 경우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다운받지 않아도 가상키패드를 이용해 개인정보 유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포탈의 검색결과를 통해 들어간 페이지에서 가상키패드를 사용할 경우 아무리 맞는 주민번호를 입력해도 ‘주민등록번호 오류’라는 메시지가 발생한다.

문제는 국민카드 측이 이 같은 오류를 전혀 인지하지 못해, 문제를 제기한 고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해왔다는 점에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 모씨(60) 역시 최근 모집 중인 정보유출피해 관련 무료 소송에 참여하기 위해 포털 링크 속 페이지를 통해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증거로 캡처하려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보유출 소송 과정에서 카드사들이 소송 신청자인 원고들에 대해 정보유출 조회 화면을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 키패드를 이용해 20번도 넘게 입력을 거듭했음에도 ‘주민등록번호 오류’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당황한 김씨는 카드사 콜센터에 문의했으나 ‘고객님이 주민번호를 잘못 입력했을 것’이라는 답변만을 들어야 했다.이 같은 페이지 오류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카드는 정보유출 사태 당시인 지난해 1월에도 지금과 같은 정보유출확인 페이지를 운영했으나 그때도 올바른 주민번호를 입력해도 틀렸다는 오류 메시지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1년이 넘도록 해당 오류를 시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국민카드의 포털 페이지 링크에 대한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국민카드 홈페이지 내부 메뉴에서 개인별 유출 사실 조회를 클릭했을 경우 개인정보 수집 이용 동의 팝업이 나온다. 그러나 포털을 통해 해당 페이지에 직접 접속할 경우 이 같은 안내가 생략된다.유출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국민카드 측의 설명대로라면, 포털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려 한 이용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수집되고 이용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셈이다.이에 국민카드 측은 홈페이지 내부 메뉴 접속과는 달리 포털 검색을 통한 접속의 경우 피싱 피해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가상키패드를 이용하는 상황이 제한됐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소비자들의 피해를 사전에 막으려다 발생한 오류였다는 것이다.또 포털을 통해 접속했을 경우 개인정보 이용 동의 관련 안내가 나가지 않는 부분의 경우 포털이 최종값 연동 과정에서 사과문 페이지를 거치지 않도록 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밝혔다. 국민카드에서 의도한 부분이 아닌,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서비스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는 것이다.국민카드 관계자는 “의도적인 오류가 아닌 말 그대로 포털과 서비스 연동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이번에 이용 오류가 발견된 가상키패드의 경우 사용 자체를 막는 방안을 관련 부서에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날 중으로 수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난 4일 문제가 제기된 이후 네이버에서는 국민카드를 검색해도 종전과는 달리 개인정보 유출 확인 퀵메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국민카드 측은 포탈 검색량에 따라 노출되는 메뉴인만큼 국민카드에서 직접 링크를 없앤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