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콜센터, 연간 수백억 통화료 고객에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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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콜센터, 연간 수백억 통화료 고객에 전가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2.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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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증권사 무료상담전화 ‘전무’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사 콜센터의 대부분이 수신자 부담 전화 대신 유료전화를 운영하면서 연간 수백억원대의 통화료를 고객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1일 소비자문제 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가 국내 주요 은행(12개사), 카드사(8개), 증권사(10개), 보험사(20개사) 등 50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콜센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려 43곳(86%)이 수신자부담(080)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소비자 민원 및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은 신용카드와 증권업계의 경우 무료상담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단 한곳도 없었다.

카드사는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사 모두가, 증권사는 NH투자·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대신·하나대투·유안타증권 등 조사대상 ‘톱10’ 기업이 포함됐다.

10개 손보사 가운데서는 한화손보와 흥국화재 등 2곳만이 무료전화를 설치했을 뿐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비롯해 동부·LIG·메리츠·롯데·NH농협·MG손보 등은 유료전화만 운영했다.10개 생보사 가운데서는 삼성·교보·신한생명만 무료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반면 NH농협·한화·ING·미래에셋·동양·흥국·메트라이프생명 등에 보험료 지급 등 상담 전화를 할 경우엔 고객이 통화료를 부담해야 한다.12개 은행 중에는 우리·하나은행만이 수신자부담전화를 운영했다. KB국민·신한·농협·외환·한국씨티·IBK기업·KDB산업·수출입은행 등 10곳은 상담전화가 유료였다.
더욱이 080전화를 운영 중인 7개 금융사 가운데 삼성·신한생명, 흥국화재 등 3곳은 상품 상담에 한해서만 수신자부담 전화를 이용할 수 있었다.또 080전화 운영 금융사 대부분은 이를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한국투자·하나대투증권, 메리츠화재는 홈페이지를 통해 080 운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대신 금융사들은 무료 상담전화 대신 소비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1577, 1588 등으로 시작하는 전국 대표전화를 운영하고 있다.이 전화로 걸면 시내지역은 3분당 39~45원, 시외지역은 261~281원의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휴대전화에는 시외통화 수준의 요금이 부과된다.컨슈머리서치는 주요 금융사의 하루 평균 콜 횟수가 3만회 가량이고 평균 통화 시간을 6분(3분 39원 시내통화 기준)으로 봤을 때 소비자들의 부담은 하루 234만원, 연간 9억원으로 추산했다.이를 50개 금융사에 단순 적용하면 연간 450억원의 통화료를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전국 금융기관 수가 1300여개인 만큼 소비자들의 통화료 부담은 이보다 몇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금융기관들이 통신요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도 요금 부과 여부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전화 안내음에 통신료가 발생된다는 사실이라도 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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