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 속 국내·외 경쟁사 앞다퉈 신제품 '쏙쏙' 틈새기회 공략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쿠션 화장품 시장을 놓고 저가 화장품 업체 등 후발주자들의 가세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스펀지에 묻어 나온 파운데이션을 찍어 바르는 형태의 쿠션 제품은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브랜드 아이오페에서 에어쿠션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뒤, 이후 경쟁사들도 미투 상품을 내놓기 시작하며 시장 규모의 판을 키웠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헤라, 아이오페 등 13개 브랜드에서 다양한 에어쿠션 제품을 통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특히 대표 상품인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출시 이후 누적 판매수량이 2000만 개를 돌파, 4초에 1개 꼴로 팔리는 등 베스트셀러 꼬리표까지 달았다.특히 쿠션 단일품목이 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8%에 달한다.쿠션열풍 속 미투(모방) 제품들도 시장에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아모레퍼시픽은 경쟁사와의 특허전쟁도 불사하고 있다.지난 2012년 시작된 특허전쟁은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LG생활건강이 먼저 승소했다.아모레퍼시픽은 스펀지 경도를 달리해 새 특허를 등록 이후 다시 소송을 제기, 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LG생활건강 측이 불복하며 사건은 현재 특허법원으로 넘어갔으며, 특허법원의 결정은 올 상반기쯤 나올 예정이다.
특허전쟁으로 시끌한 가운데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한 국내외 화장품 업체들의 안방시장 추격은 거세다.일례로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의 명품 브랜드 랑콤은 최근 국내에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를 선보였다. 최근 국내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는 이 제품은 쿠션형 파운데이션 제품으로, 국내 출시 3일 만에 백화점 매장에서 매진됐다는 후문.해외 유명 브랜드의 쿠션형 파운데이션 출시는 랑콤이 처음이다. 랑콤에 이어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과 미국의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 등도 쿠션형 파운데이션 출시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국내 업체들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LG생활건강은 다음 달 쿠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이미 파격적인 초저가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에이블씨엔씨는 최근 미샤와 어퓨를 통해 각각 4800원, 4500원의 쿠션 파운데이션을 한정 출시 소비자의 높은 호응을 끌었다.기존 타사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의 가격이 최저 1만원 후반에서 최고 4만원대까지 형성돼있는 것을 고려하면 어퓨 쿠션의 가격 경쟁력은 파격적인 셈.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은 로레알그룹과 함께 에이블씨엔씨에 대해서도 특허 침해 여부를 검토 중이다.회사 측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측은 국내외 업체가 출시한 쿠션형 화장품을 검토해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되면 소송 등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며 “일부 중·저가 화장품 업체가 가격을 낮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당사의 경우 독자적 기술력을 통해 최초로 제품을 출시한 자존심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제품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뿐 가격을 내리는 등의 강수를 두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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