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 경험해보지 못한 터널 들어가는 느낌”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7일 “우리 경제상황이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터널로 들어가는 느낌”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신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3%대 중후반으로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이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극단적인 경우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위험은 소위 말하는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런 내용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금융연구원은 지난해 10월에 2015년 성장률을 3.7%로 예상했었는데 다음 달께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한국은행은 오는 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인데 전문가들은 한은이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대 초반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고령화 환경에 처해있다”면서 “예전엔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보면서 운전했지만 이젠 전혀 모르는 길에 들어선 느낌”이라고 현 경제상황을 비유했다.그는 “과거엔 5∼10m 앞을 보면서 운전했다면 이젠 100∼500m 앞을 보면서 운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경제주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국제시장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신 원장은 또 “현재 국내 금융산업은 이미 상당히 정체된 상황에서 ‘땅따먹기’의 혈투를 벌이고 있다는 느낌인데 앞으로 어떻게 전체 파이를 늘려 금융산업의 수익성을 높일 것인가에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부채를 중장기적으로 완화하는 데 분명히 효과는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다만 시장가격에 직접 손을 대는 정책들이 간혹 등장하는데 안심전환대출도 그런 경우”라면서 “안심전환대출은 우리 입장에서는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는데 금융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나 금융기관의 수익성 저하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신 원장은 “시장과 달리 정책은 ‘융단폭격’을 할 뿐 ‘정조준 사격’은 어렵고 그로 인해 과거에 실패가 있었다”면서 “그런 정책을 최대한 정조준해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우리 연구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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